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불법 공매도를 조사하고 있는 금융당국이 현재까지 총 9개 글로벌 IB가 불법 공매도를 저지른 사실을 확인했다. 금감원은 추가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제재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6일 금융감독원은 '글로벌 IB 불법 공매도 중간조사 결과 및 향후 계획'을 통해 국내 공매도 거래 상위 글로벌 투자은행 14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불법 공매도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글로벌 IB 14개 사의 공매도 거래량은 외국인 전체 거래량의 약 90%에 달할 정도로 국내 외국인 공매도 거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10월 556억원 규모의 불법공매도 혐의가 적발된 BNP 파리바 홍콩법인과 홍콩 HSBC 외에 추가로 7개 사의 불법 공매도 혐의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미 제재를 마친 BNP 파리바 홍콩법인과 홍콩 HSBC를 포함해 총 9개 IB에서 적발된 불법 공매도 규모는 164개 종목에 총 2112억원 수준이다.
조사 기간은 금감원은 2021년 5월 공매도 재개 이후 작년 말이다. 이번 조사로 확인된 위반 혐의 중에는 국내 공매도 법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내부통제 시스템이 미비해 무차입 공매도가 일어난 경우가 많았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실례로 외부에 담보 제공돼 처분이 제한된 주식을 반환 확정 전에 매도주문을 제출한 사례도 적발됐다. 외부에 담보 제공돼 처분이 제한된 주식은 반환이 확정된 후에 매도주문을 제출해야 한다.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9개 사의 경우 소위 미공개정보 이용이나 불공정 거래와 연계된 것은 아니다"라며 잔고 관리 시스템상에서 일어난 '실무적 문제'라고 설명했다.
현재 글로벌 IB들의 불법 공매도 처벌 수준 평균적으로 위반 규모의 30%를 과징금으로 부과하고 있다. 함 부원장은 "시장에서 이 수준을 약하다고 판단하면 추후에 금융위원회와 협의해서 제재를 강화하는 과정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조사 결과는 중간(잠정) 결과로, 추가 조사 진행에서 위반 규모와 위반 내용이 변동될 수 있다.
금융당국은 글로벌 IB에 대해 추가 조사가 완료되는 대로 신속히 제재 절차에 착수하고, 공매도 전산화 등 공매도 제도 개선을 진행할 방침이다.
함 부원장은 "나머지 5개 사에 대해선 상당 시간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전통적으로 숏(short·매도) 포지션 조사가 많진 않았는데 일단 계속 (조사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금까지의 조사 시간도 상당 시간 걸린 만큼 정확히 언제 조사를 마칠 수 있을지는 확답을 피했다.
금융당국은 글로벌 IB사들에게 불법 공매도 재발 방지를 위해 공매도 주문 과정(프로세스) 및 잔고 관리방식을 개선토록 요구하는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수립하도록 당부했다.
금감원은 조사와 제재를 마무리하는 한편 글로벌 IB와의 소통을 강화해 국내 공매도 제도와 전산시스템 개선 추진 사항 등을 설명해 나갈 방침이다. 또한 홍콩 등 해외 금융당국과 불법 공매도 조사와 관련한 구체적인 협력방안 및 국제공조도 강화해 나갈 게획이다.
한편 금감원은 오는 6월 말 이후 공매도 전면 재개 여부에 대해서는 "금융위원회의 권한"이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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