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은 성장의 원동력이지만 지나치면 독이 될 수 있다. 자칫 잘못하면 자신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업계 1·2위 자산운용사들이 수수료 인하 경쟁에 나서면서 업계 전체의 치킨 게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이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140조원 규모로 커지면서 시장 점유율을 더 확보하기 위한 일환으로 수수료 인하 카드를 꺼내 들었기 때문이다.
업계 1위인 삼성자산운용은 'KODEX 미국S&P500TR' 등 미국 지수형 상품 4개의 운용보수를 지난달 19일부터 연 0.05%에서 0.0099%로 인하했다. 이에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지난 10일 TIGER1년은행양도성예금증서액티브(합성)의 수수료를 0.0098%로 인하하며 맞불을 놨다. 업계 1, 2위를 달리는 자산운용사들의 수수료 인하 경쟁에 대해 후발 주자들도 울며 겨자 먹기로 이들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지난달 코스피 200 지수를 추종하는 'ARIRANG 200'의 보수를 연 0.04%에서 0.017%로 낮췄으며,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은 '마이다스 KoreaStock액티브' 총보수를 연 0.62%에서 0.29%로 내렸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 같은 자산운용사들의 수수료 인하가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업계 입장에선 그렇게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자산운용사들의 인하 경쟁이 중장기적으로 ETF 시장 전체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수익 악화로 상품 개발에 대한 투자가 축소돼 ETF 상품의 획일화를 가져올 수 있다. 또한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소형사들은 경쟁에서 밀려 도태될 수도 있다.
한 자산운용 관계자는 "수수료율을 인하하면 당장 해당 상품에 투자하는 소비자들은 좋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건전한 ETF 시장 발전과 배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원가절감만으로 제품의 퀄리티를 올릴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자산운용사들이 단기간에 시장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수수료율 인하 경쟁에 집중한다면 산업을 망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자기들의 살을 파먹는 과도한 수수료율 인하 경쟁에 집중하기보단 더 좋은 상품 개발을 통해 적절한 수수료율을 받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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