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고금리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기업대출 증가
은행권, 건전성 관리 강화에 '기업 양극화 심화' 예상
고금리, 고물가(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기업들이 흔들리고 있다. 추가자금이 필요해 대출을 받는 기업은 늘었고, 이를 갚기 위해 예금을 줄이는 비중도 증가했다. 연체하거나 회생 파산을 찾는 기업들도 늘고 있어, 금융시스템 불안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예금은행과 비은행기관의 기업대출 잔액은 2월기준 1781조3103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5.6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대출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2021년 2월부터 1년간 13.86%, 2021년 2월부터 1년간 12.19% 증가했다. 이전과 비교하면 증가폭은 축소됐지만, 가계대출이 같은 기간(2023.2~2024.2) 0.1%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대비되는 수준이다.
◆ 원자재값 상승에 기업대출 증가
최근 기업대출이 증가하는 이유는 국제유가와 환율이 상승하며 기업의 생산·운영 비용이 오른 영향이 크다.
한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중동산 원유의 가격기준인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17일 기준 배럴당 84.61달러로 지난해 말(77.33달러)과 비교해 9.41% 증가했다. 전달(89.17달러)과 비교하면 둔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도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7일 1354.9원으로 지난해 12월 평균(1303.98원)과 비교해 50.92원 올랐다. 국제유가와 환율 상승으로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기업들의 생산·운영 비용이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 고금리 지속, 기업 양극화 심화될 듯
문제는 고금리가 지속되며 상환부담이 이어진 기업들이 예금을 줄여 부채를 상환하고 있는 것.
지난해 말 기업의 원화예금 잔액은 637조5020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0.9% 감소했다. 기업 예금 잔액이 감소한 것은 지난 2004년 말 135조 812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4조 7070억원(2.9%) 줄어든 이후 처음이다.
다만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기업의 연체율은 더 오를 수밖에 없다.
올해 1분기말 기준 기업대출의 연체율은 0.48%로 가계대출 연체율 0.37%보다 높게 형성됐다. 특히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61%로 1년 전과 비교해 0.16%포인트(P) 상승했다. 예금 비중을 줄인 기업들이 생산·운영 비용의 증가와 고금리 대출상환 부담을 견디지 못해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경기둔화를 이기지 못하고 파산하는 회사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신청은 1657건으로 전년보다 65%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도 이미 439건이 신청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7% 많다.
은행권 관계자는 "개인사업자대출과 일부 중소기업대출을 중심으로 부실이 증가하고 있다"며 "은행들도 건전성 관리 때문에 안정적인 기업을 대상으로 대출을 늘리고 있어, 기업간 양극화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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