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박스권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금투세 논란에 이어 공매도 일부 재개 가능성까지 더해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특히 박스권에 갇혀 있는 국내 증시와 달리 미국 증시는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어 개인투자자들의 탈한국을 더욱 자극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올들어 2.59% 상승하는 데 그치면서 2700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체된 국내 증시와 달리 미국 증시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종가 기준 4만선을 돌파했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지난 15일 5300을 돌파하는 등 올들어 24차례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나스닥 지수도 20일(현지시간) 전 거래일 대비 108.91포인트(0.65%) 오른 16,794.87에 거래를 마치며 3거래일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증시와는 달리 국내 증시만 소외되는 현상이 나오고 있는 이유는 회복 양상을 띤 반도체 경기가 뚜렷하게 더 호전되는 모습들을 보여줘야 하는데 아직까지 시장 기대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을 보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 경기가 생각만큼 그렇게 뚜렷한 개선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엔화 약세에 따른 일본 수출 경쟁력의 강화가 우리의 마켓셰어를 일정 부분 잠식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주춤거리고 있는 것이 한 요인이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 부진에 더해 정부의 부양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개인투자자들의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달 들어 개인투자자는 국내 주식을 2조원 가까이 팔아치운 반면 미국 주식을 3000억원가량 사들였다.
특히 금투세 논란이 이어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 원래 작년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내년으로 시행이 2년 유예된 상태다. 내년 금투세 도입이 예정된 상황에서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금투세 폐지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있지만 절대다수 의석을 차지한 야당이 조세 형평성 차원에서 폐지를 반대하고 있어 투자자들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다음달 공매도 제한 조치 해제 가능성을 시사하고 나선 점도 이 같은 개인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가중시키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금융당국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면서 이 기간에 무차입 공매도를 방지하는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했으나 아직 제대로 마무리된 게 없는 상황에서 재개 뜻을 밝히자 반발하고 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지금까지 대통령실을 포함, 정부가 불법 공매도 적발 시스템이 완벽하게 구축한 다음에 재개하겠다고 했는데 갑자기 뉴욕에서 뜬금없는 발언이 나와 실망스럽다"며 "공매도가 재개되기 위해서는 일단 전산 시스템 구축이 완료돼야 하고 상환 기간과 담보 비율을 공평하게 해야 한다. 또한 외국인과 기관도 증거금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간 국내 증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침체 그늘 속에서 헤매고 있는데 거기에 금투세와 공매도 이슈가 또 터진다면 주식시장의 초대형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며 "이미 미국, 일본 등 해외로 자금 이탈이 가시화되고 있는 마당에 원안의 개선 없이 공매도가 재개된다든가 금투세가 시행되는 쪽으로 간다면 개인투자자 자금 이탈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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