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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년된 벽돌 재활용해 시멘트 만드는 유럽…한국은 '규제'

'탄소중립' 핵심은 클링커 제조시 CO2 줄이고 클링커 적게 쓰는 것

 

EU선 고로슬래그등 10종 혼합재로…韓선 4종中 2종까지만 허용

 

김진만 교수 "韓, 재료등 구속해 기술발전 막아…KS기준 완화해야"

 

순환자원 재활용도 한참 뒤처져…대체연료 활용 늘려 탄소 배출 ↓

 

【빈(오스트리아)·테살로니키(그리스)】"우리는 건축폐기물을 시멘트 제조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심지어 150년된 벽돌로도 시멘트를 만든다."

 

지난 23일 오스트리아 빈(Wien) 인근의 홀심(Holcim) 매너스도프(Mannersdorf) 공장에서 만난 회사 관계자의 말이다.

 

시멘트 반제품인 클링커(Clinker)는 석회석이 주원료다. 국내에 있는 시멘트회사 공장이 모두 영월, 제천, 동해, 삼척, 강릉에 자리잡고 있는 이유는 바로 석회석 조달이 수월하기 때문이다. 기자가 방문한 매너스도프 공장도 석회석 광산이 가까이에 있다.

 

석회석에 점토 등 부원료를 혼합해 유연탄을 태워 1450℃의 고온으로 가열하면 덩어리로된 클링커가 되고, 이를 잘게 분쇄한 것이 시멘트다.

 

그런데 클링커를 만드는 소성공정에서 시멘트 제조 과정서 발생하는 탄소의 약 90%가 나온다.

 

국내에서 시멘트가 철강, 석유화학에 이어 3번째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산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도 뜨거운 열로 킬른(소성로)을 돌리고 가열해 클링커를 만들기 때문이다.

 

홀심 오스트리아 공장 방문에 동행한 친환경 콘크리트연구소장 겸 공주대 건축학부 김진만 교수는 "시멘트 제조에서 클링커를 만들때 이산화탄소(CO2)를 줄이는 것과 반제품인 클링커를 적게 써서 CO2 배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이라면서 "클링커 사용을 줄이고 혼합재를 많이 쓰는 방향이 탄소중립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유럽, 미국은 다양한 원료를 혼합재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한국은 성능과 재료를 너무 구속해 기술발전을 막는 등 거꾸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한국은 클링커를 만들때 주원료로 쓰는 석회석을 혼합재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유럽은 고로슬래그 등 10종을 자유롭게 혼합해 최대 36%까지 사용할 수 있지만, 한국은 석회석 미분말 등 허용 가능한 4종 중 2종만 제한적으로 섞어 최대 10%까지 허용하는 수준이다.

 

게다가 재건축·재개발 등을 통해서 나오는 수많은 건축폐기물도 우리나라에선 시멘트 혼합재로 사용하지 못한다. 그만큼 많은 클링커를 만들어야하고 이 과정에서 탄소가 더 많이 배출될 수 밖에 없다.

 

한국의 경우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목표하고 있지만 뜯어놓고보면 역행하는 정책이 시멘트산업에서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홀심의 매너스도프 공장이나 그리스 테살로니키(Thessaloniki)에 있는 타이탄 에프카르피아(TITAN Efkarpia) 공장에선 클링커를 줄이고 혼합재 비율을 높인 저탄소·친환경 시멘트를 대량으로 생산하고 있다. 해외수출도 활발하다.

 

오스트리아 기후환경에너지부 자원재활용 파트장을 맡고 있는 후버트 그레흐(Hubert Grech)는 "오스트리아 정부는 온실가스를 감축하기위해 시멘트 혼합재 사용을 늘리는 것과 (유연탄의)대체연료인 순환자원을 확대하는 것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면서 "오스트리아에서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은 없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 빈(Wien) 인근에 있는 홀심(Holcim) 매너스도프(Mannersdorf) 공장에서 시멘트 제조 공정 중 핵심인 킬른(소성로)이 뜨거운 열을 내며 돌아가고 있다. /사진=김승호 기자

홀심 매너스도프 공장은 90% 수준까지 대체연료를 사용하고 있다. 홀심의 오스트리아내 또다른 시멘트공장인 레츠네이(Retwnei)는 대체연료 활용률이 98%까지 도달했다.

 

타이탄 공장은 대체연료 비중을 75%까지 높인다는 목표다. 소성과정 일부에선 친환경적인 수소를 사용하는 시도까지 하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발전 도입도 계획하고 있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국내 순환자원 활용률은 35%로, 유럽연합(EU) 평균인 52%(2020년 기준)보다 한참 뒤쳐지고 있다.

 

김진만 교수는 "미래의 시멘트 공정은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이 접목될 것이다. 시멘트는 특히 탄소중립에 대한 기여율이 가장 높은 산업이 될 전망이다. CCUS 실용화를 위한 중장기 연구도 중요하지만 탄소중립을 위해 당장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것은 '원료전환'과 '연료전환'이다. 인류가 배출하는 부산물과 폐기물을 순환자원으로 재활용해 탄소중립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합리적이고 타당하다. 이와 함께 혼합재 사용을 늘리는 원료전환을 위해 우리는 KS 기준을 완화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자료 : 홀심(Holcim)*맨 오른쪽 녹색 기둥 2개(MDF 2021·2023)가 홀심의 오스트리아 매너스도프 공장의 배출량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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