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전산오류로 일부 종목 주가가 잘못 표시되면서 국내 투자자들이 '미수금 폭탄'을 맞은 사고와 관련해 증권업계가 고객 피해를 사전에 보전하기로 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선 거래소의 전산오류로 인해 약 2시간 동안 수십 개 종목 주가가 실제보다 터무니없이 낮게 표시되는 일이 벌어졌다. 잘못 표시된 가격에 따라 주식 매수 주문을 낸 국내 투자자들이 있었고, 그중 일부는 거래 체결을 서두르고자 시장가로 주문했다.
그러나 뉴욕거래소는 오류 수정을 위해 거래를 중단했다가 재개하면서 쌓여있는 주문을 일제히 정상가로 체결시켰다. 이로 인해 시장가 주문의 경우 체결 가격이 순간적으로 수십 배나 급등하면서 일부 투자자는 계좌 예수금을 훌쩍 넘는 '미수금 폭탄'을 맞았다.
이후 주가가 상승한 종목 투자자는 해당 주식을 처분해 손실을 피하고 차익도 남겼지만 주가가 하락한 종목 투자자는 감당하기 힘든 미수금에 하락 손실분까지 그대로 떠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키움증권은 이번 사고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에게 뉴욕거래소와 협의해 피해액을 사전 보전 처리하기로 했다. 피해 원인이 뉴욕거래소의 전산오류인 만큼 국내 증권사의 배상 책임은 없지만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하에 문제가 된 금액을 우선 지급한 뒤 뉴욕거래소에 해당액의 변제를 청구하기로 한 것이다.
키움증권이 파악한 피해 금액은 수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발생 이후 해당 종목의 주가 상승으로 미수금 문제가 자동 해소된 경우도 적지 않아, 여타 금융사고에 비해선 피해 규모가 크지는 않다는 설명이다.
역시 이번 사고로 투자자 피해가 발생한 미래에셋증권은 유사 사례의 재발을 막기 위한 제도 보완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까지 미래에셋증권에서 발생한 피해액도 수억원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투자자 피해가 집중된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미국 주식을 거래하는 투자자가 시장가로 주문을 내면 제한 없이 현지 시장가 그대로 뉴욕거래소에 전달해 거래를 체결한다. 반면 다른 증권사들은 시장가 주문을 내도 현재가를 기준으로 일정 수준 안에서만 거래가 체결되도록 주문을 변경해 전달하거나 시장가 주문을 아예 막아두기 때문에 이번 전산오류에도 불구하고 투자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뉴욕거래소에서 예상하기 힘든 사고가 발생한 탓에 선의의 투자자 피해가 발생했다"며 "향후 유사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 주문과 체결 방식에 대한 보완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해 보상에 대해선 "고객들과 개별적으로 해결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일단은 피해 내용과 거래 과정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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