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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수 교수의 라이프롱 디자인 24] 쉿! 우리 도시는 공부 중

임경수 건국대학교 글로컬캠퍼스 교수/성인학습지원센터장

"노년이 되면 노인복지관 옆에 살아야 겠어."

 

오래간만에 만난 옛 친구가 불쑥 던진 말이다. 구순을 넘긴 친구의 아버지가 혼자 살아가면서도 건강한 노화(healty aging)를 지키고 있다며 한 말이다.

 

그 비밀은 뭘까? 친구는 아버지가 살고 있는 전남 여수시가 노인복지관을 확장한 것에서 그 비결을 찾았다. 독거노인들이 매일같이 새로운 걸 배우고,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게 아버지의 건강 비결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도시에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자리가 풍부하고 산업이 집중되어 있어 더 높은 임금과 다양한 직업 선택지가 도시를 매력적인 곳으로 만든다. 대중교통, 의료서비스, 쇼핑시설은 불편없이 일상생활을 누릴 수는 도시의 인프라다. 박물관, 극장, 콘서트홀을 통한 다양한 문화활동이 도시의 품격을 높인다.

 

이렇게 도시에 사는 이유를 뒷받침하고, 궁극적으로 도시에서 삶의 질을 결정하는 게 교육 인프라와 학습 기회의 접근성이다.

 

우리나라엔 226개에 이르는 기초자치단체가 시·군·구 형태의 도시를 구성하고 있다. 대부분 지방의회에서 학습도시를 선언하고, 지방정부는 시민들의 교육과 학습으로 도시 경쟁력을 높이려고 한다. 교육부가 지정하여 공식적으로 집계되는, 평생학습도시의 숫자만 198개(2024년 기준)에 이르니 전국의 87.6%가 평생학습도시다.

 

평생학습도시는 '개인의 자아실현, 사회적 통합증진, 경제적 경쟁력을 제고하여 궁극적으로 개인의 삶의 질 제고와 도시 전체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언제, 어디서, 누구나 원하는 학습을 즐길 수 있는 학습공동체 건설을 도모하는 총체적 도시 재구조화(restructuring) 운동'으로 정의된다.

 

서울 은평구는 도시의 '숨은고수'를 발굴한 지 20년이 넘었다. 다양한 재능과 지혜를 가진 시민들(숨은고수)이 형식, 내용,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가르치고 누구나 배울 수 있는 열린 배움터(숨은고수교실)를 운영하고 있다. 서대문구에 가면 '세로골목'이 한창 열공 중이다. 아파트단지의 엘리베이터(세로골목)를 매개로 5명 이상의 시민들이 모이면 시니어를 위한 한글교실부터 힐링플라워 클래스까지 수많인 교실이 만들어진다.

 

평생학습도시는 '동시에 지역사회의 모든 교육자원을 기관간 연계, 지역사회간 연계, 국가간 연계시킴으로써 네트워킹 학습공동체를 형성하려는 지역 시민에 의한, 지역시민을 위한, 시민의 지역사회교육운동'이기도 하다.

 

경기도 남양주시는 방방곡곡 공용공간들을 '학습등대'로 재구조화했다. 지역 내에만 120개의 학습등대가 있어 1분 내에 등교가 가능하다. 수원시의 누구나 가르치고 누구나 배우는 '누구나학교'는 지하철역으로 연결된다. 대전 대덕구는 주민이 원하는 학습을 신청하면, 강사가 대덕구 어디든 찾아가는 무료 학습배달 서비스를 한다.

 

학습이 자장면처럼 배달된다고 도시의 특허를 냈다. 지금 우리가 사는 도시는 '쉿! 공부 중'이다. /임경수 건국대학교 글로컬캠퍼스 교수/성인학습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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