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안 모(38)씨는 "창고형 매장은 상품 종류가 다양하지 않고 투박한 데에 오는 매력이 있다. 특히 가성비 좋은 상품들이 많다. 우리집은 2인 가족이라 대용량을 소분해 부모님과 나눈다. 소분돼 있는 상품보다 30%정도 저렴하기 때문에 대용량 제품을 선호하는 편이다. 이에 자주 찾는 편"이라고 말했다.
국내 창고형 할인점이 고물가 시대를 맞아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물가가 2년 넘게 고물가로 고착화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은 가성비 높은 제품들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용량이어도 가성비가 좋다면 지인과 나누던가 소분해 쟁여놓는 등 저마다 방식은 다르게 창고형 매장을 이용하고 있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홀세일클럽'은 올해 1∼4월 매출이 8.6% 늘었다. 전반적인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이마트(-1.0%)와 노브랜드 전문점(-7.8%) 매출 추이와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트레이더스의 점포당 매출액도 533억원으로 이마트(296억원)의 2배에 가깝다.
현재 트레이더스 매장은 22개, 이마트는 133개에 비해 점포수가 적은 상황에서 거둔 실적이라 의미가 더욱 깊다.
특히 올해 1월부터 5월까지의 축산물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5% 늘었다. 직접 소분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소분 상태의 제품에 비해서는 최대 35% 이상 저렴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냉동 과일·채소 매출도 각각 38%, 30% 올랐다. 트레이더스 내 푸드코트인 'T카페'의 1∼5월 매출도 20.5% 증가하며 호황을 누렸다.
트레이더스 관계자는 "최근 외식 물가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매장에서 장을 보고 점심이나 저녁 식사까지 간편하게 해결하는 일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국 6곳에서 운영 중인 롯데마트의 창고형 할인점인 '맥스'도 올해 1∼5월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약 10% 오른 수치를 기록하는 등 소비자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1분기 기준 롯데마트 국내 할인점(-1.3%), 롯데슈퍼(0.9%)와 큰 차이를 보였다.
바나나, 오렌지 등의 수입산 과일(40%), 수입 돼지고기(25%)가 특히 눈에 띄게 성장했고, 맥스 전용 자체 브랜드(PB) 우유(20%), 가공식품 등이 매출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
창고형 할인점 상품 가격은 대형마트에 비해 평균 10∼15% 저렴하다. 이에 많은 고객들의 발길 유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트레이더스 측은 "오는 2026년까지 2개 매장 이상을 출점할 계획"이라며 "맥스도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있는 신도시를 중심으로 추가 출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창고형 매장이 일반 마트보다 낮은 가격에 선보일 수 있는 이유는 상품 효율을 극대화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개별 상품 포장이 아닌 박스 단위로 상품을 선보이고,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춰 가장 필요한 상품만 대량 매입해 가격 거품을 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형마트의 약 30%에서 많으면 50% 낮은 수준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실제, 창고형 할인점 상품 가격은 대형마트보다 평균 10∼15%가량 싼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는 2019년 6조8644억원 수준이던 한국의 창고형 할인점 시장 규모가 올해 처음으로 9조원을 넘겨 9조914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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