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증시 부양책에도 국내 증시가 여전히 답보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선 '국내 증시는 답이 없고 미국 증시가 답이다'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
올들어 국내 증시가 정체된 상황에서 미국 증시는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올해 약 4% 오른 데 반해 S&P500, 나스닥 지수는 14%, 18%가량 상승했다.
시장 분위기를 반영하듯 개미(개인 투자자)들은 '국장'(국내 증권시장)에서 '미장'(미국 증시)으로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올해 초부터 지난 14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을 순매수한 금액은 61억6747만 달러(약 8조5700억원)로 집계됐다. 적지 않은 개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 상승을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하는 것도 지치고, 호재가 있어도 주가가 움직이지 않자, 아예 투자 시장을 옮겨가는 모양새다.
특히 엔비디아를 포함한 매그니피센트7 종목(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엔비디아·테슬라·메타)이 급등하는 것을 보면서 포모(뒤처짐에 대한 공포)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연간 해외주식 순매수액(118억달러)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2022년도를 뛰어넘을 것 같다.
정부가 직접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공매도 전면 중단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 대응책을 내놓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에서는 이를 불신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호들갑스레 등장한 각종 호재에도 잠깐 반등하다가 제자리로 돌아와 버리는 이해못할 메카니즘에 지친 개미들은 이제 '국내 증시에는 투자할 수록 손해'라고 인식한다. 정부마저 투자자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는 형국이다. 수익에 목마른 개미들의 '반란'과 개미가 대거 떠난 '국장'을 상상해볼 수 있을까.
국내 증시가 한시라도 빨리 개인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게 급선무일 것 같다.이를 위해 무엇보다도 보편타당하고 공평하며 일관성있는 정책 시행이 중요하다. 공매도나 금융투자소득세의 존폐 논란은 하루빨리 정리돼야 할 것이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오너 리스크, 주주 환원 부족 등 고질적인 구조적인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특히 구체적인 세법, 상법 개정을 통한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이 이뤄져야 한다. 정부, 나아가 정치권이 신뢰로써 등돌린 개미들의 마음을 되돌려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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