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2>라파우라 브렌든 네일론 오너 인터뷰
"뉴질랜드 말보로 지역의 와인이라고 해도 다 같은 말보로가 아니다. 세부 지역이 서로 굉장히 다른 특징을 가진 미세기후로 나눠져 있다."
뉴질랜드 와이너리 라파우라 스피링스의 오너이자 총괄 매니저인 브렌든 네일론은 최근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몇몇 와이너리와 같이 말보로의 테루아를 연구해 뉴질랜드 와인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세부 지역을 정의한 지도를 만들었다"며 "레스토랑이든 와인샵이든 이제 그냥 '말보로 와인 달라'고 하지 않고 '블라인드 리버 소비뇽블랑이 있냐'고 묻는 시대가 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말보로는 뉴질랜드 남섬의 최북단에 위치한 곳이다. 낮에는 햇살이 충분한데 밤엔 서늘하다. 포도가 천천히 익으면서 산도와 향이 그대로 살아있다.
그는 "말보로는 소비뇽블랑이 최고의 맛을 내기에 딱 맞는 기후를 가지고 있다"며 "말보로에서 1㎞만 떨어져도 기후가 완전히 달라져서 이런 맛을 낼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사실 믿고 마시던 말보로 소비뇽 블랑이다. 말보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따질 것이 없었다. 왠만한 다른 유명 산지들이 때론 개별 포도밭까지 하위 지역을 세세히 구분해놨음을 감안하면 여태까지 따지지 않고 그냥 마셨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땅을 제대로 파악하고 나니 여느 말보로 소비뇽 블랑보다 개성을 살리고 집중도 높은 와인을 만들 수 있게 됐다.
'라파우라 스프링스 로헤 블라인드 리버 소비뇽 블랑'은 바람이 많이 불고 건조한 블라인드 리버 지역의 포도로 만들었다. 로헤는 원주민어로 영역, 혹은 '내 땅'이란 의미다. 지역의 특징을 한 병에 고스란히 담으려는 작명이다. 척박한 환경에서 찬찬히 익은 포도는 좋은 산도에 레몬그라스와 자몽, 멜론 등의 향이 다채로웠고, 농축미로 여운이 길다.
'라파우라 스프링스 불파독 소비뇽 블랑'은 싱글 빈야드 와인이다. 불파독은 원래 황소를 키우던 땅으로 콘크리트처럼 단단하다. 여기에 춥고 건조하고 바람까지 많이 분다. 포도나무를 심었더니 3년 동안 절반 가량이 죽어나갈 만큼 재배가 쉽지 않았다. 고생만큼 성과도 컸다. 제한된 양이었지만 와인은 순수하면서 힘이 있었다. 생동감 있는 산도, 과실향과 함께 짭짤한 미네랄 느낌으로 감칠맛까지 난다. 라파우라의 최상급 와인이다.
한국 시장에서 뉴질랜드 와인의 인기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국가별로 보면 올해 들어 지난 5월까지 뉴질랜드 와인만 작년보다 성장세를 기록했다. 금액 기준으로 전년 대비 35%나 뛰었다.
네일론 매니저는 "한국의 소비자들은 와인 품질와 음식 페어링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며 "보통 호주나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는 중하위 라인의 와인이 주로 팔리는 것과 달리 한국은 프리미엄까지 골고루 수요가 있어 흥미롭다"고 말했다.
라파우라는 뉴질랜드 와인 시장에서 판매 기준으로 4위다. 상위에 오른 곳들 대부분 기업형이지만 라파우라는 가족 경영 와이너리다. 첫 번째 와인을 내놓은 때가 2007년으로 역사는 길지 않지만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았다. 와인평론지 디켄터에서는 톱 소비뇽블랑 와인으로 선정되는가 하면 와인스펙테이터에서는 품질 대비 가격이 낮은 밸류와인 3위에 올랐다.
그는 "일관성 있고 고품질의 와인을 생산하려고 한다"며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우리 와인을 맛보게 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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