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달러 환율이 160엔을 돌파하는 등 엔화 약세가 지속되자 국내 투자자들이 일본 증시에서 빠져나오고 있다.
3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일본 증시에서 3088만달러(약42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는 지난해 3월 이후 월 기준 첫 매도 우위를 보인 것이다.
국내 투자자들은 이 기간 동안 일본 증시에 상장된 미국 장기채 상장지수펀드(ETF)를 가장 많이 매도했다. 가장 많이 매도한 상품은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채 엔화 헤지' ETF로, 약 4671만5730달러(약 645억원)어치를 매도했다. 이 ETF는 미국의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가격 상승(금리 하락)에 따른 수익과 엔화 반등 시 환차익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또 개인투자자들은 엔화에 베팅하는 국내 ETF도 팔아치웠다. 이달에 'TIGER 일본엔선물 ETF'를 약 13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이 상품은 국내에서 엔화에 투자할 수 있는 유일한 ETF로 엔선물지수를 따른다. 최근 엔저 현상에 따라 이 ETF의 최근 3개월간 수익률은 -3.70%를 기록했다.
일본 증시 대표 지수인 닛케이225 지수는 지난 3월 처음으로 4만선을 돌파하는 등 높은 상승세를 보이면서 일학개미들은 올 1~4월 매달 1억 달러가 넘는 일본 주식을 순매수한 바 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미국 고금리 국면이 지속되면서 엔화 가치가 끝도 없이 떨어진 데다 일본 증시가 박스권에 머물자 국내 투자자들이 일본 주식 매도세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선 엔·달러 환율이 160엔을 넘어 170엔까지 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하반기 통화정책 변화를 관망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과 일본 간 금리 차이로 금리가 높은 달러에 자금이 몰리며 엔화 가치가 추락하고 있는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와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은 모두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화 약세 심리가 쉽게 누그러지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일본 정부의 잇따른 구두 개입과 실제개입에도 불구하고 엔화 약세가 꺾이지 않은 가장 큰 원인은 미-일간 통화정책 차별화 현상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환시장 개입만으로 엔화 약세 심리를 진정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오는 7월 개최될 일본은행 통화정책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상 혹은 양적완화 규모 축소와 같은 추가 긴축 조치 단행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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