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행안위 아리셀 화재 현안질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2일 31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도 화성시 소재 일차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화재 사건에 대한 현안질의를 가진 가운데, ▲금속 화재를 진압할 소화기 구비 ▲제연 설비 설치 범위 확대 등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행안위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허석곤 소방청장 등 피감기관장들이 출석한 가운데, 현안질의를 열었다.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은 많은 시설과 공장이 관리자에 의한 자체점검을 소방관서에 통보를 하는 상황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아리셀은 결론적으로 화재에 대한 대비책이 거의 없는 공장이었다"면서 "아리셀은 지난 4월15일엔 소방관서에 화재 준비가 잘 돼 있다고 통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많은 시설이 자체점검을 통보하고 있는데, 그 내용이 상황별로 화재진압에 필요한 것이 맞는지 실질성이 부족하고 형식화됐다는 의구심이 든다. 개선책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김 의원은 허석곤 소방청장에게 "배터리를 사용 많이 하고 이제 전기차에도 사용하는데, 이런 화재에 대한 소화 기제조차 확보하지 못했다는 보도가 나온다"며 "배터리 화재에 특별한 대응책을 준비하는 것이 있나"라고 물었다.
허 청장은 "배터리 화재에 대해선 전세계적으로 적용되는 소화기가 없다"며 "보편적 진압기술이 냉각 소화 진압 기술인데, 우리 소방에서도 표준운영절차를 마련하고 그에 따라서 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배터리 화재나 금속 화재 같은 경우엔 물을 잘못 사용하면 화재가 더 커진다는 점이 홍보가 안 돼 있다"며 "국민들이 잘 아실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화재에서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 유독가스로 인한 질식사임을 언급하면서 "소방청 자료를 분석하니 2020년에서 2024년까지 화재사고 사망원인 58.8%가 유독 가스 흡입에 의한 질식사"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제연설비나 방독면이 필요한 데 아리셀의 경우는 그것이 비치돼 있었나"라고 허 청장에게 물었다.
허 청장은 "아리셀은 소방시설법상 설치 대상이 아니었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배터리로부터 화재가 발생했을 때 폭발력이 크기 때문에 제연설비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번 화재가 정부의 무능과 사업주의 무사안일주의 때문에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위성곤 민주당 의원은 "화재가 발생하자 노동자들은 소화기를 들고 화재 진압에 나섰는데, 이 소화기 사용이 화재와 재난을 키우는 역할을 했다"며 "노동자가 사용한 소화기는 금속화재를 진압할 수 없는 A·B·C 등급 화기였다"고 지적했다.
또, "일반 화재는 A급, 유류 및 가스는 B급, 전기는 C급, 금속화재는 D급 소화기로 분류하는데, 아리셀은 A와B 등급 소화기만 있었다"고 설명했다.
위 의원은 "지난 2020년 감사원은 보고서에서 소방청 관련 조치 사항 요구에 소방청장은 소방기구 및 자동소화장치 등의 화재 안전 기준을 개정해 화재 유형에 금속화재를 추가하고 금속화재형 소화기에 대한 형식 승인 도입 방안을 마련하라고 했다. 이것이 됐나 안 됐나"라고 물었다.
허 청장이 진행 중에 있다는 취지로 말하자 위 의원은 "지난 5년 동안 뭐 하셨나"라고 지적했다. 위 의원은 "지난 5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정부는 예견할 수 있었던 일임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이 사고는 정부의 무능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위험의 외주화와 위험의 이주화가 사태를 키웠다고 쏘아붙였다. 그는 "메이셀이라는 회사는 인력을 공급하는 업체다. 화재 당일 메이셀에서 50명 정도를 아리셀에 공급했다"며 "메이셀은 반월시화공단에 있는 불법파견 업체들로부터 인력을 공급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해식 의원은 "이를 다단계 인력 하도급 구조라고 부른다. 인력을 고용해서 수익을 얻는 회사는 그 편익을 가져가면서 고용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는다. 이를 위험의 외주화라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망한 이주노동자가 18명이기 때문에 이를 또 위험의 이주화라고 한다"며 "회사(아리셀)는 이들의 안전교육을 시킬 필요가 없다. 행안부 장관은 재난안전 총책임자라서 이를 예방하고 대비할 책임이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그렇게 많은 노동자가 돌아가셨으면 대책을 세워야 하고 태스크포스를 만들어야 한다"며 "위험의 외주화와 이주화라는 부분에 초점 맞춰서 사업자와 공장에도 안전교육을 더 철저히 해야하고, 이를 실시하지 않았을 때 더 엄격한 처벌을 해서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는 것을 장관께서 관심 갖고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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