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가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되고, 고(故) 임성기 선대 회장의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형제가 '형제 경영' 초읽기에 들어가는 듯 보였던 한미약품그룹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임종윤·종훈 형제 측을 지지했던 '키맨'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송영숙·임주현 모녀 측으로 돌아선 것이다.
4일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공시에 따르면, 지난 3일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은 한미약품그룹 오너가 송영숙·임주현 모녀의 일부 지분을 매수하는 주식매매계약과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는 약정을 체결했다. 해당 주식매매계약 규모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6.5%로 444만4187주다.
현재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 임주현 한미약품 부회장 등 세 사람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각각 신 회장 12.43%, 송 회장 11.93%, 임 부회장 10.43%다.
이번 주식매매계약으로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은 신 회장 18.92%, 송 회장 6.16%, 임 부회장 9.70%로 변동될 전망이다. 신 회장이 송 회장으로부터 394만4187주, 임 부회장으로부터 50만주를 취득하게 되는 데 따른 것이다. 거래종결일은 오는 9월 3일이다.
이번 거래로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은 상속세를 납부할 재원을 마련했고, 소액주주들의 정당한 주식 가치 평가를 방해했던 '오버행 이슈'도 해소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한미사이언스는 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에서 송 회장과 특별관계자의 지분율이 35.76%에서 48.19%로 변경됐음을 공시했다.
주식매매계약 및 주주간계약 체결에 따라, 송영숙·임주현 모녀 측 합산 지분에 신 회장의 지분이 더해져 세 사람이 직접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약 35%에 달한다. 이밖에 친인척과 가현문화재단, 임성기재단 등 우호 지분까지 확보한 송영숙·임주현 모녀 측 지분율은 한미사이언스 전체 의결권의 과반에 가까운 수준에 이르게 됐다.
이에 비해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율은 각각 12.46%, 9.15%다. 송영숙·임주현 모녀 측이 이사진을 새롭게 구성해 임종윤·종훈 형제 측으로부터 경영권을 되찾을 수 있다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3월 한미사이언스 제5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종윤·종훈 형제 측이 주주 제안으로 추천한 후보들이 모두 이사회 진입에 성공, 형제 측은 모녀 측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한 차례 승리했다.
이후 한미사이언스는 가족 간 협력과 화합을 바탕으로 '뉴 한미'를 경영하겠다고 밝혔으나, 송영숙·임종훈 공동 대표이사 체제가 임종훈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급변하는 등 갈등 봉합은 어려움을 겪었다.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의 경우, 지난 6월 한미약품 사내이사로 선임된 후 목표했던 한미약품 대표이사에는 오르지 못한 상황에 처해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신동국 회장은 그동안 임종윤·종훈 형제 측을 공개 지지하며 승패를 갈랐다. 신 회장이 이번에는 송영숙·임주현 모녀와 손을 잡아 97일만에 한미약품그룹 오너가의 경영권 향방이 바뀌고 있는 셈이다.
특히 신 회장은 송 회장과 함께 '한국형 선진 경영 체제'를 통해 한미약품그룹이 글로벌 제약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역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한미약품그룹은 한국형 선진 경영 체제는 그룹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창업자 가족 등 대주주와 전문 경영인이 상호 보완해 나가는 형태라고 설명한다. 기존 오너가 중심의 경영 체제를 쇄신하고, 현장 중심의 전문 경영인 체제로 재편해 경영 안정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대주주는 사외이사와 참여형 이사회를 구성해 회사 경영을 지원하고 감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임종윤·임종훈 형제 측은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