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외환시장, 가계대출, 집값 등 걸림돌
10월 금리인하 기대감 있지만 사실상 어려워
이창용 총재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한국은행(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최근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한 가운데 금리인하 시그널이 나와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시장에선 고환율과 집값안정, 가계부채 등이 화두로 떠올라 연내 금리인하 단행이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 금통위는 지난 11일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12회 연속 기준금리를 3.50%에서 유지하기로 했다. 금통위원 만장일치 결정으로 인하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은 없었다.
또한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문(통방문)을 통해 처음으로 금리 인하를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통방문에는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검토해 할 것'이라는 문구가 추가됐다. 3개월 후 인하 가능성을 언급한 금통위원은 기존 1명에 2명으로 늘어나 금리 인하가 가까워졌음을 예고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난 5월에는 인하 깜빡이를 켠 상황이 아니라 금리 인하 준비를 위해 차선을 바꿀지 고민하는 상태였지만, 이제는 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에 방향을 전환할 준비를 하는 상황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다만 이 총재의 발언을 두고 시장에선 10월 금리인하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금리인한 시점이 더 늦춰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등 주요 경제 지표는 인플레이션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 급증하고 있는 가계대출과, 고환율, 집값 등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 6월중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대비 4조4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2월과 3월에는 각각 1조9000억원, 4조9000억원 줄어들며 2개월 연속 감소했지만 4월과 5월 각각 4조1000억원, 5조3000억원 늘어나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정책성 대출과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급증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 아파트값이 16주 연속 오르며 5년10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정부의 정책 상품으로 수요층 심리에 변화가 생겨 '내 집 마련' 수요가 다시 부활했다는 분석이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주담대 대출 수요를 더 늘리게 될 경우 부동산 과열로 이어 질 수도 있다.
또한 원·달러 환율이 1400원에 근접하면서 외환시장이 불안한 상황이다. 지난달 한·일 재무장관의 구두 개입 이후 상승세가 주춤했지만 한은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 먼저 금리를 인하한다면 환율이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
원·달러 환율의 절대적인 수준이 지금보다는 내려야 한은도 안심하고 금리인하를 결정 할 수 있다.
이 총재는 "외환시장, 수도권 부동산, 가계부채 움직임 등 앞에서 달려오는 위험 요인이 많아 언제 방향 전환을 할지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고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며 "물가와 금융안정을 고려할 때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가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고, 이 기대가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로 이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