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 도중 더 이상 관람을 원하지 않으실 경우, 곳곳에 부착된 '관람 포기 비상벨'을 눌러 주시고 그 자리에 정지해 있으면 스태프가 도와드리겠습니다"
서울 마포구 LC타워 DUEX에 오픈한 '이토 준지 호러하우스' 입구에 붙어있는 안내문이다. 얼마나 무섭길래 '관람 포기 비상벨'을 누르라는 걸까.
평일 오후 3시에 방문했음에도 입구에는 이미 관람을 원하는 사람들이 차례로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기다리는 내내 전시장 내부에서 먼저 입장한 관람객들의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이토 준지(Junji Ito)'는 현재 공포만화계에서 최고로 평가받는 작가로 '토미에' '소용돌이' '소이치의 저주일기' '목매는 기구' 등 단편부터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작품을 발표하며 일본을 넘어 전 세계 독자들을 매료시켰다.
국내에서도 이토 준지 걸작집, 이토 준지 공포만화 콜렉션 등 만화책으로 출판되어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으며, 몇몇 작품은 실사 영화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될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넷플릭스를 통해 '이토 준지 매니악'이라는 타이틀로 20여편의 애니메이션이 제작돼 주목받았다.
'이토 준지 호러하우스'에 입장할 차례가 되면 6명씩 밧줄을 잡고 전시장에 들어가게 된다. 전시장 내부는 그의 작품 속 유명한 장면을 재현해놨으며 만화 속 캐릭터로 분한 연기자들이 생각지도 못한 타이밍에 등장해 연기를 펼친다. 다행인 점이라면, 관객에게 직접적인 터치는 없으니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함께 입장한 팀원들의 성향도 전시 관람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겁이 많은 친구들과 관람하면 덩달아 놀라게 돼 비명 소리는 더 커지기 마련이다. 기자는 함께 팀을 이뤄 입장한 대학생들이 쉽사리 발걸음을 떼지 못해 결국 "앞으로 먼저 가주세요"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전시를 주최한 웨이즈비의 임현란 대표는 "주말에는 일 평균 1000명, 평일에는 900명 정도가 방문한다"며 "관람하다가 중도 포기하는 팀도 하루에 5팀 정도 된다"고 말했다. 이어 "주로 대학생들이 많고 20대에서 40대 이토 준지의 작품을 보고 자란 세대가 많이 온다"며 "관람객들이 체험에 직접 녹아들기 위해 집에서 분장과 코스프레를 하고 오는 경우도 종종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크게 두 개의 체험존과 한 개의 원화존으로 구성된다.
첫번째 체험존은 복수를 테마로 이토 준지의 작품 '지붕 밑의 머리카락', '장서환영', '터널 괴담', '토미에 : 사진', '견디기 힘든 미로' 다섯 작품을 통해 몰입감 넘치는 공포의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두번째 체험존은 악(惡)을 테마로 이토 준지의 작품 '신음하는 배수관', '머리 없는 조각상', '소이치의 애완동물', '목매는 기구', '괴롭히는 아이'를 토대로 섬뜩한 공포를 체험하게 된다. 특히 이 두개의 체험존에서는 라이브로 연기하는 배우들을 통해 마치 작품 속 캐릭터들이 살아 움직이는 것과 같은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몰입형 체험 전시존 관람이 끝나면 원화존에서 이토 준지 작가의 대표장 '우즈마키'의 원화와 직접 그린 그림 등 그동안 접할 수 없었던 자료들을 만날 수 있다. 작가의 인터뷰 영상도 감상할 수 있다.
이토 준지 호러 하우스만의 특별한 굿즈도 만날 수 있다. 대만에서 공수한 인기 굿즈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특별 제작한 키링, 스티커, 파우치, 아크릴 스탠드, 매직 머그잔, 네일 스티커, 네임텍 등 이토 준지의 작품 세계를 담아낸 굿즈를 구매할 수 있다. 또한 이토 준지 호러하우스 테마가 반영된 음료와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카페와 셀프 네컷 사진 서비스도 마련됐다.
이토 준지 호러하우스는 14세(중학생)이상 관람이 가능하며, 9월 8일까지 휴관일 없이 운영된다. 관람시간은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입장마감은 6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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