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K경제연구: 기대인플레이션 불일치와 통화정책 파급효과
아파트 값이 아무리 비싸도 내일 더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면 영혼까지 끌어모아 아파트를 살 것이고, 아파트 값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면 누구도 아파트를 사지 않을 것이다. 무서운 것은 아파트 값이 오를지 내릴지 불확실한 경우다. 이 경우 물가를 낮추기 위한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을 보고 아파트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해 고금리로 아파트를 사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물가를 낮추기 위한 통화정책이 외려 물가를 높이는 효과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 1년 간 물가방향을 예측하는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일치할 경우 통화정책의 효과가 약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대인플레이션 불일치는 시장참가자(전문가) 간 기대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산포도를 말한다. 기대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견해 차가 클 수록 불일치가 높다는 의미다. 원활한 소통을 통해 전망 불일치를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한국은행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BOK경제연구: 기대인플레이션 불일치와 통화정책 파급효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선진국에서 나타난 기대인플레이션의 불일치 효과가 한국에서도 유효한지 확인하기 위해 2006년 1월~2023년 11월 자료를 분석했다.
분석결과 우리나라도 기대인플레이션의 불일치 수준이 높을 수록 통화정책의 효과가 약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세리 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 과장은 "불일치 정도가 높은 상태에서 긴축적 통화정책은 인플레이션을 유의하게 낮추지 못했다"며 "성장률 전망치 등 실물지표도 단기적으로 이론과 반대되는 움직임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대인플레이션 불일치를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주체간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기대인플레이션에 대한 이견을 좁혀야 한다는 설명이다.
심 과장은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제고하기 위해선 기대인플레이션의 수준뿐 아니라 경제주체 간 불일치 정도도 낮출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시장 참가자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기대인플레이션의 불일치 정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안으로는 중앙은행이 물가 목표치를 시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것과 통화정책과 관련한 포워드 가이던스 제시 등을 꼽았다.
한편 기대인플레이션 불일치 수준은 2020년 이후 오름세를 보이다 2022년 말부터 불일치성이 차츰 낮아지고 있다.
심 과장은 "2022년 말부터 기대인플레이션 불일치 정도가 어느 정도 낮아지고 있다"며 "2017년 이후 기대인플레이션이 안정적으로 유지됐는데, 인플레이션이 낮고 이자율 변화가 급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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