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5일부터 여름휴가를 떠나 하반기 국정운영 구상에 들어간다.
윤 대통령은 국회 본회의에서 정부여당이 반대하는 이른바 '방송4법(방송통신위원회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과 '민생회복지원금법'(2024년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특별조치법안)이 야당 단독으로 통과됨에 따라,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여부에 고심을 할 것으로 보인다.
휴가 기간 동안 이들 법안이 정부로 이송될 경우, 윤 대통령은 재의요구권 행사에 숙고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
또, 야당 주도로 8월 임시국회를 개회하고 정부여당과 재계가 반대하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의 입법 강행을 예고함에 따라, 여소야대 상황에서 국정운영의 추진력을 얻을 방법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방송4법은 KBS·MBC·EBS의 이사 수를 증원하고, 이사 추천 권한을 미디어 학회 등으로 다양화하는 것이 핵심인 야당 주도의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과 방통위 의결정족수를 4명으로 늘리는 방통위법을 말한다.
민생회복지원금법은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의 총선 공약으로 전국민에게 1인당 25만~35만원씩 지역사랑상품권을 지급해 내수 진작을 꾀하는 내용의 특별조치법이다.
정부여당은 해당 법안이 실시되면 약 13조원의 예산이 필요해 재정 건전 기조를 해칠 수 있고, '처분적 법률'(행정 집행이나 사법 절차 등을 통하지 않고 자동으로 집행력을 가지는 법률)로 정부 예산 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한 바 있다.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기업의 책임을 강화하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야당과 노동계는 이 법을 통해 파업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무분별한 손해배상 청구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재계와 정부·여당은 불법파업이 많아질 것을 우려해 반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에서도 발의됐으나, 폐기 수순을 밟은 '채 해병 특검법'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발의한다는 입장이어서 입법부로부터의 대정부압박은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윤 대통령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탄핵소추안 본회의 통과, 티몬·위메프발 환불·정산 지연 사태, 가계대출 급증, 광복절 특사 등 시급한 현안도 휴가 중 들여다 볼 예정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휴가 중에도 휴가지 근처 군부대를 방문해 군 장병을 격려하거나 전통시장을 방문하는 등 민생 일정을 소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에도 LS그룹의 대규모 이차전지 투자가 이뤄진 전북 군산을 여름휴가 첫날에 찾았고, 이틀차엔 경남 진해 해군기지를 방문한 바 있다. 집권 후 첫 여름휴가를 간 2022년엔 윤 대통령은 서울에만 머물며 정국 구상에 집중했다.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휴가 기간에 가게도 가고 시장도 가는 등 내수 진작을 위해 뭐라도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국무위원 여러분도 휴가를 줄이지 말고 모두 가라"며 "휴가를 잘 쓰는 것도 직무"라고 독려했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