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제안 유야무야 한다는 일각의 비판도 나와
민주당은 제3자 특검법안 발의하라고 압박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한 제3자 특검 후보자 추천 방식의 '채 상병 특검법'이 점점 동력을 잃어가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한 대표가 '수사 미진'을 이유로 자신의 제안을 '유야무야' 하려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야당이 발의한 채 상병 특검법은 여당의 특검 후보 추천 권한을 배제하고 있어서 국민의힘의 반발을 불렀다. 한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대한변호사협회 등 제3자에게 특검 후보 추천 권한을 주자는 내용의 특검법안 자체 발의를 예고한 바 있다.
이는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의 반발을 불러왔고 대통령실은 당시 "야당식 정치"라고 비판하기까지 했으나, 한 대표의 정책적 선명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민주당이 세번째 발의한 채 상병 특검법에도 제3자 특검 후보자 추천안은 삽입되지 않았다.
친윤계(친 윤석열)인 정점식 전 정책위의장 후임으로, 친한계(친 한동훈)로 평가받는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지난 9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진행 중인 수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에서 특검법을 지향하는 것은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며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에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한 대표의 뜻은 알고 있다"면서 "그런데 정책위의장 개인 의견일지는 모르지만 특검법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결과가 발표되고, 그것이 미진할 경우 존재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정광재 국민의힘 대변인도 YTN라디오에 출연해 특검법을 둘러싼 현재 상황에 "민주당이 현실성 없는 특검법을 가져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가 제안한 제3자 추천 방식의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선 "뜻은 알지만, 원칙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수사 진행 중에 특검법을 하는 것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팀한동훈'으로 뛰었던 장동혁 최고위원도 최근 "민주당이 왜 이토록 이 특검법에 목을 메는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다"고 하기도 했다.
물론, 한동훈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나 당 대표 선출 이후에도 민주당이 주도하는 특검법안에 대한 반대 의사는 분명히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공당의 대표가 당권 주자 시절 공언했던 제안을 주변의 도움을 받아 지연하고 있는 모습이 대중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지난 1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 대표에 의한 제3자 특검법 추진이 지지부진하자 "제3자 특검법 본인이 먼저 이야기 했다가 이렇게 측근 통해서 발빼면서 식언하는 모양새가 나오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의 스탠스(입장)가 뭐가 다르나"라며 "한 대표는 앞으로 그냥 '술안먹는 윤석열' 하겠다는 건가"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민주당은 한 대표를 계속 압박하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최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의 부름을 받은 자식을 헛되이 잃은 유족의 아픔에, 그리고 국민의 분노에 우리는 분명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이제 한동훈 대표와 국민의힘이 응답할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동훈 대표가 '해병대원 특검법' 처리를 국민에게 공언하고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후속 움직임은 '감감무소식'"이라며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려는 최소한의 시늉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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