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외식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치킨 프랜차이즈 치킨값 상승에 '치킨값 3만원'이 현실화되자 소비자들의 지적의 목소리까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유통업계가 '가성비'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업계는 치킨, HMR 등 즉석조리식품(델리) 등 가성비 좋은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상품군까지 대폭 늘려 고르는 재미까지 더했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우선 롯데마트는 지난 6월 20일부터 서울 제타플렉스 잠실·서울역점, 그랑그로서리은평점 등 4개 점포에 '요리하다 월드뷔페'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해당 코너에는 장어 지라시스시, 에그누들, 깐쇼새우 등 60종의 뷔페 메뉴 상품을 3990원 또는 4990원에 균일가로 판매한다.
이후 한달 반 동안 약 10만개의 제품이 판매됐다. 롯데는 이에 힘입어 지난달 17일부터 경기 지점까지 해당 코너를 입점시키고 있다.
송윤선 롯데마트 델리개발팀 MD(상품기획자)는 "어떤 상품을 집어도 같은 가격으로 살 수 있는 방식이 고객 눈길을 끌기 좋다"고 설명했다.
가격 경쟁력이 있는 만큼 1~2인분으로 구성돼 있어 다양한 상품을 여러개 구매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는 평이다. 실제 소용량 식품이 많은 롯데마트의 '간편요리' 상품군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5% 상승했다.
송 MD는 "운영한 지 2주 만에 간편요리 상품군 실적이 전년 대비 35% 신장하는 등 의미 있는 수치가 나왔다. 앞으로 상품군을 더욱 디테일하게 넓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랜드도 '델리' 트렌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랜드 킴스클럽은 지난 3월부터 3990원 균일가로 델리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3월 27일부터 지난달 15일까지 델리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3% 성장했다. 실제 고객 1인당 평균 구매개수는 약 9.4개로 집계됐다.
이랜드 킴스클럽의 델리상품들은 전 세대 소비자 유입에도 효과를 봤다.
실제 킴스클럽 델리 이용 2030세대 고객수가 120% 이상 성장했다.
이 같은 드라마틱한 효과에 강남, 부천 킴스클럽은 '델리 by 애슐리'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수도권 거점 점포에 적용할 예정이다.
지난달 31일 오픈한 킴스클럽 강남점 델리 바이 애슐리는 오픈 당일 1만개 이상 판매됐고 오픈 이후에도 강서점에 2배 이상 매출이 나왔다.
이랜드킴스클럽 관계자는 "고객이 장을 볼 때 부수적으로 이뤄지는 구매가 아니라 그 자체로 고객 유입을 이끄는 식문화 플랫폼이 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이마트는 디저트 상품에 포커스를 맞췄다. 특히 유명 디저트 브랜드와 협업해 제품을 개발했다는 게 특징이다.
이마트는 그릭요거트 업체 그릭데이와 협업해 3980원짜리 상품 3종을 지난 6월 20일 출시했다. 출시 후 한달여 만에 약 8000개가 팔렸다는 회사측의 설명이다.
또 케이크 브랜드 '빌리엔젤'과 협업한 레드벨벳, 당근케이크 등 상품(2조각 5980원)도 4만8000여개 판매됐다. 지난 4월부터는 70여곳 점포에서 치킨, 닭강정 등을 9980원에 파는 균일가 존을 운영 중이다.
최근 치킨프랜차이즈들이 치킨 가격을 올리면서 '치킨값 3만원'에 도래하자 대형마트들이 틈을 타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고 나섰다.
대표적으로 이마트는 지난 8일 6000원대의 '어메이징 완벽치킨'을 출시했다. 앞서 3만원에 비교하면 5분의 1수준이다. 국내산 닭고기에 피코크 연구소가 개발한 '비법 파우더'(쌀가루+15종의 향신료)를 더했다. 특히 에어프라이어로 5분간 추가 조리하면 바삭한 식감이 살아나도록 하는 레시피도 적용했다. 이마트는 제품을 이벤트성 판매가 아닌 연중 판매키로 결정했다.
홈플러스의 '당당치킨'도 인기가 높다. 당당치킨은 6990원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실제 고객들은 당당 치킨을 사기 위해 오픈런 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대형마트 치킨은 맛이 없다는 편견을 깬 제품"이라며 "현재까지 1000만팩 이상이 팔렸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슈퍼도 1만원대 초반 가격의 '큰 치킨'을 선보이고 있다. 과거 5000원에 팔았던 '통큰치킨'의 후속작이다. 현재 월평균 8만개가 팔리는 인기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롯데마트는 즉석 조리 치킨 제품을 꾸준히 늘리고 있는 추세다.
한 유통업계관계자는 "고물가가 밥상물가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외식은 줄어드는 현상 발생하고있다. 이에 유통업계는 외식같은 느낌을 줄 수 있는 델리 상품군 출시에 속력을 내고 있는 것. 가성비까지 맞춰 소비자들 사이에서 한동안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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