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8개 금융지주, 오는 2050년까지 '넷제로(Net-Zero)' 달성 목표
미국·유럽연합 ESG 공시 의무화…금융기관은 '금융배출량'도 공시
국민연금공단도 탄소 감축 압박…거래 기관 평가에 ESG 배점 확대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주요한 기업 가치로 떠오르는 가운데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탄소 배출 감축에 힘쓰고 있다. 자체적으로 배출하는 탄소뿐만 아니라 영업활동에서 발생하는 '금융배출량'도 감축해 '넷제로(Net-Zero·탄소 순 배출량 0)'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14일 8대 금융지주(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BNK·JB·DGB)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8개 금융지주는 오는 2050년까지 자체 탄소 배출량 및 금융배출량을 0 이하로 감축해 '넷제로'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넷제로(Net-Zero)'는 기업 활동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감축해 직·간접적으로 배출하는 탄소량을 0 이하로 줄이는 것을 말한다. 금융기관은 자체 탄소 배출 규모에 금융배출량(대출·투자·채권 등으로 간접 배출한 탄소 배출량)을 더해 총 탄소 배출량을 산정한다.
7개 금융지주(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BNK·DGB)는 오는 2050년까지 자체 탄소 배출량 및 금융배출량을 0 이하로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웠고, JB금융은 타 금융지주보다 5년 빠른 2045년을 목표로 배출량 감축에 나선다.
이는 유럽·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ESG 성과가 주요한 기업 평가 기준으로 떠오르면서 직·간접적 탄소 배출 규모가 금융기관의 주요 경쟁력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은 오는 2025년부터 상장사의 ESG 공시를 의무화하며, 미국도 2026년부터 ESG 공시를 의무화한다. 특히 금융기관에는 채권이나 대출 등을 제공한 차입기업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도 공시하도록 하는 등 일반 기업보다 엄격한 공시 기준을 적용한다.
이에 따라 전 세계 금융권에서는 탄소 배출량을 줄인 기업에 대출 이자를 감면하고, 탄소 배출량이 많은 기업에 가산 금리를 적용하거나 대출을 거부하는 등 '금융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2050년까지 넷제로 달성을 목표로 하는 세계 금융기관들의 연합체인 '글래스고 금융연합(GFANZ)'에는 지난 2021년 출범 이후 50여개국의 700여개 금융기관이 가입했다. 국내에서도 6개 금융지주(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JB)가 GFANZ에 가입 중이다.
GFANZ의 총 자산 규모는 약 150조 달러(약 20경500조원)에 육박하며, 이는 전 세계 민간금융 자산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국내에서도 국민연금공단을 중심으로 금융기관의 탄소 중립 정책을 가속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코스피·코스닥 전체 시가총액의 5.8%를 차지하는 국내 증권 시장 내 최대 투자자다. 연금공단은 3개 금융지주(신한·KB국민·하나)의 최대 주주이며, 4개 금융지주(우리·DGB·BNK·JB)의 지분도 각각 전체의 6%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 2021년 '탈석탄 선언' 이후 석탄채굴·발전사업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있다.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거래 증권사 선정에 ESG 평가 배점을 5점에서 10점으로 상향하는 등 금융권의 탄소 감축을 압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탄소 배출량 감축이 금융기관의 주요한 평가 요소로 자리 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금융기관은 금융배출량 관리를 통해 일반기업의 탄소 감축 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라며 "이 같은 특수 역할을 고려해 글로벌 탄소 중립 규제 역시 금융기관들에 더욱 엄중한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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