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 가격이 지속 추락하면서 철강업계와 조선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철강사는 제품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반면 조선사는 후판 가격 인하로 원가 절감 효과를 기대하는 모양새다.
2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철강 제조의 핵심 원료인 철광석 가격이 감소하며 2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중국 칭다오항 기준 철광석 가격은 톤당 92.2달러로 지난 2022년 11월 이후 가장 낮다. 올해 초와 비교해도 30% 이상의 하락 폭을 나타냈다.
철광석 가격은 오는 2025년부터 서아프리카에서 저가 철광석이 공급되기 시작하면 더 낮아질 전망이다. 철광석 매장량을 갖춘 세계 최대 미개발 매장지인 서아프리카 기니의 대형 철광산 시만두에서 생산 준비가 시작되면 업계 평균 가격이 더 낮아진다는 설명이다.
철광석 업계에서 100달러는 수익의 마지노선으로 불린다. 철광석 가격이 100달러 밑으로 떨어지면 생산 비용이 판매비용 보다 커져서다.
철광석 가격 하락의 요인으로는 중국의 부동산 경기 침체가 꼽힌다. 중국 내 건설 경기가 부진하면서 내수 시장에서의 건축자재 수요가 크게 줄어들었고, 이로 인해 중국 업체들은 쌓인 재고를 대규모로 저가에 해외로 수출 중이다. 그 결과 글로벌 시장에서 공급과잉이 발생해 철광석 가격이 하락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중국산 철강재가 계속 수출 시장으로 쏟아져 나오며 건설, 조선업 등 관련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철강사와 조선사의 상반된 모습이 주목받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업계는 실적 및 수익성 회복을 위해 판매가격을 인상해야 하지만, 원자재 값의 하락으로 불가피하게 제품값을 인하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이로 인해 하반기에도 철강사들의 실적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제품 판매에 필요한 원자재 가격이 낮아지면 원재료 구매 부담이 줄어들어 생산 기업에는 호재로 인식된다. 그러나 철강업계의 경우 철광석 값이 하락하면, 생산하는 철강재의 판매 가격까지 낮춰야 하는 입장이다. 원재료값 하락세가 일반적인 상황에서의 이익과 달리 손해인 셈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재 철광석뿐만 아니라 원료탄 등 다른 원자재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라며 "철광석 가격이 오를 때까지는 원가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방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등 대형 선박 발주 증가로 호황을 맞은 국내 조선업계에는 큰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통상 제조원가의 20%를 차지하는 선박용 후판 가격을 낮출 요인이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사들과 철강사 간의 후판 가격 협상은 지난해 상반기 톤당 약 100만원, 하반기 90만원대 중반으로 합의가 이뤄졌다. 올해 상반기 가격 협상은 지난 7월 합의가 됐는데 90만원 초반으로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협상 결과는 철광석 등 주요 원자재 가격 하락과 중국산 저가 후판 유입량 증가의 영향 탓으로 풀이된다. 2분기 실적 부진을 비롯해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철강사들은 향후 반등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조선사는 저렴한 후판 가격 덕분에 하반기 실적 개선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후판 가격 인하로 인해 원가 절감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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