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약물 지속형 의약품의 시장성이 점점 커져 비만이나 탈모를 비롯해 다양한 질환에 응용되면서 기술의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20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펩타이드 소재 중심 연구 기업인 펩트론은 약효 지속성 의약품 설계 및 제조 관련 기반기술로 '스마트데포'를 개발해 왔다.
펩트론이 독자적으로 구축한 '스마트데포'는 자주 주사하는 펩타이드 약물의 투여 주기를 늘릴 수 있는 기술이다. 스마트데포 기술은 생분해성 고분자를 약물전달체로 사용하는데, 이 생분해성 물질이 시간이 지나 분해되면서 물질에 섞여 있는 약물이 방출되는 방식이다.
약물 방출 제어와 재현성, 효율성 등을 확보하기 위해 미립구 제형을 갖춘 것도 특징이다. 미세구체의 원료와 함량에 따라 1개월 제형, 3개월 제형, 6개월 제형 등 다양한 의약품을 제조할 수 있다.
이 같은 기술을 적용한 약효 지속성 의약품 생산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펩트론은 최근 650억원 수준의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펩트론은 충북 청주의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에 위치한 자사의 오송바이오파크 공장 내 유휴 부지 5000평에 신공장을 설립한다.
펩트론은 오는 2025년 상반기까지 9억원을 투입해 신공장 설계를 완료하고 2025년 상반기부터 2026년 상반기까지 건축공사에 196억원,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생산설비공사에 445억원 등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렇게 될 경우 펩트론의 생산 역량은 현재보다 10배로 대폭 늘어난다.
펩트론은 펩타이드 기반 약효 지속성 의약품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것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펩트론은 글로벌 공급에 대비해 대규모 공정을 확립하고 해외 생산 기술이전을 위한 검증된 시설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대표 제약 기업 중에는 한미약품도 지속형 바이오 의약품 기반기술 '랩스커버리'를 신약 특성에 맞게 활용하고 있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중증 호중구 감소증 치료에 쓰이는 바이오 신약 '롤론티스'는 랩스커버리를 적용한 첫 글로벌 신약이다. 이와 관련, 한미약품은 랩스커버리를 통해 지속형 과립구집락자극인자(G-CSF) 후보물질을 도출하는 등 랩스커버리 기술 상용화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2022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롤론티스 품목허가를 승인받았을 뿐 아니라 현재 롤론티스를 중국, 중동, 동남아시아 등에서도 선보이기 위해 해외 기업들과 협상을 추진 중이다.
이밖에 한미약품은 당뇨, 비만,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희귀질환 등으로 랩스커버리 기반 파이프라인을 다양화하고 있다.
동아에스티의 연구개발 자회사 뉴로보파마슈티컬스의 경우, 1개월 약효지속형 반감기 연장 ELP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신약개발 회사 '이뮤노포지'와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뮤노포지의 1개월 약효지속형 반감기 연장 ELP 플랫폼 기술은 약물의 반감기를 최대 200배까지 증가시켜 약물 효과가 지속되게 하는 기술이다.
뉴로보파마슈티컬스는 해당 플랫폼 기술을 비만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후보물질 'DA-1726'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뉴로보파마슈티컬스는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전 세계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경쟁약물들과의 차별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탈모 치료제 연구개발에 약물 장기지속형 기술을 응용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투약 횟수를 획기적으로 줄여 한 달에 한 번만 맞아도 되는 '장기지속형 주사제' 형태의 탈모 치료제를 내놓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웅제약은 약물전달시스템 플랫폼 벤처기업인 인벤티지랩, 위더스제약 등과 협업하고 있다.
제약 업계 관계자는 "경구제, 단기 투여 주사제, 장기지속형 주사제, 미소구체, 마이크로 니들, 경피투여형 등으로의 발전은 약리학적으로는 약물전달시스템 산업에 근간을 두고 있다"며 "이러한 기술들의 부가가치가 높아질수록 바이오 신약들의 미래 가치 또한 상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츈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약물전달시스템 시장 규모는 지난 2023년 기준, 427억1000만 달러로 평가됐고 2024년엔 462억3000만 달러, 2032년엔 963억4000만 달러 등으로 성장해 연평균 성장률 9.6%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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