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한은공동심포지엄 참석
"해 날 때를 기다려 구조개혁을 추진할 여유가 없다. 가계부채가 더 증가하면 조만간 수요부족으로 경제성장률이 낮아지고, 그 정도가 지나치면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7일 서울대에서 열린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한은 공동 심포지엄' 폐회사에서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가계부채 쏠림 현상을 지적하며 이 같이 말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2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금리인하가 늦어질 경우 내수회복이 지연돼 성장 모멘텀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현 상황에서 금리인하를 할 경우 부동산 가격을 부추기는 등 위험이 더 크다고 판단해서다.
이날 이 총재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구조적 문제가 누증되면서 통화정책, 재정정책 등 증부의 단기 거시정책의 선택을 제약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왜 우리가 금리인하를 망설여햐 할만큼 높은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의 늪에 빠지게 됐는지 성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 2004년 57% 수준에서 2021년까지 거의 20년동안 상승했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가 어느 수준 이상으로 상승하는 것이 바람직 하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경기가 어려워지면 다음 정부로 미뤄왔다"며 "이는 부동산 가격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특히 수도권 부동산, 특히 강남 부동산에 대한 초과 수요가 상시 잠재해 있는 사회구조가 가장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입시경쟁이 치열해지고 사교육이 중요해지다보니 자녀가 학교 갈 나이가 되면 서울로, 그리고 강남으로, 주택구입이 어려우면 전세로라도 진입하고자 한다"며 "이렇게 다음세대까지 똑같은 목적으로 진입을 기다리기 때문에 보유세 등 세제나 다른 정책수단으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려해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거점도시의 발전을 위한 지역 행정체계 개선 ▲지역별 비례선발제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자는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지원을 집중하는 것을, 후자는 서울대학교 등 상위권 대학에서 입학생을 선발할 때 지역별 학령인구 비율에 비례하게 뽑도록 하자는 것이 골자다.
이 총재는 "지금은 높아진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국민들간의 위화감, 나아가 사회적 갈등을 초래하는 수준이 됐다"며 "'해 날 때 지붕을 고쳐야 한다'는 말이 있지만, 지금은 태풍만 아니라면 날씨가 흐려도 지붕을 고쳐야 하는 상황이므로 경제정책과 구조개혁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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