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기업가치제고 계획'을 공시하면서 10대그룹 중 최초로 밸류업 본 공시에 참여했으나 코스피 기대감은 여전히 미미한 것으로 보여진다. 상반기 내내 순매수세를 유지했던 외국인 투자자들도 이달 순매도세로 돌아섰으며, 지수 상승률 역시 주요 경제국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9일 코스피는 연초 대비 0.28% 하락했다. 올해 들어 상반기까지는 4.79% 상승하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를 입는 흐름을 보였으나 미국발 경기 침체 공포로 인한 주가 폭락과 밸류업 기대감 저하 등이 겹치면서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상반기 내내 순매수세를 보였던 외국인도 이달에는 순매도세(-2조3861억원)로 돌아서면서 국내 증시를 이탈하고 있는 모습이다.
주요국 증시와 비교해도 코스피 상승률은 최저 수준에 가깝다. 28일 기준 코스피의 연초 이후 상승률은 0.74%이지만 나스닥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각각 24.69%, 17.90%씩 상승하며 상반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외에도 일본의 니케이225 지수는 15.27%, 인도 니프티50은 15.22%, 유로스톡스 50도 8.86% 오르는 등 국내 증시와 대비되는 상승 흐름을 보였다.
한 자본시장 전문가는 "국내 증시는 미국 증시와 연동되는 경향을 보이는데 오를 때보다 떨어질 때 그 폭이 크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폭락장을 보였던 이달 초 이후 회복력도 코스피가 부진한 편이다. 코스피는 폭락장이 펼쳐졌던 2일 동안 12.10% 하락했지만 이후 28일까지 10.16% 상승에 그쳤다. 반면, S&P500 지수는 폭락 다음날부터 7일을 제외하고 9거래일 동안 연속 상승 랠리를 보이며 오히려 폭락 전보다 지수가 올라갔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주요 경제국, 특히 미국과 비교해 코스피의 수익률이 현저히 낮은 편이고,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원화 보유 태도로 돌아선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시장을 기피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 같다"며 "최근 들어 삼성전자를 비롯한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에서 소액주주들의 파이가 줄어들고 있는 부분도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 매력이 떨어진 영향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정부 주도의 '밸류업 프로그램'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은 더욱 건조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주식투자 열기의 가늠자 역할을 하는 투자자예탁금과 신용거래융자잔고도 모두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폭락장을 보였던 이달 5일 투자자예탁금은 59조4876억원이었으나 28일에는 53조2513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신용거래융자잔고 역시 동일 기간 19조원대에서 17조원대로 줄어들었다.
게다가 이날 기준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 공시를 낸 기업은 27개사로 전체 상장사의 1.04%에 불과하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예고하는 안내공시를 제외한 자율공시(본 공시)만을 집계하면 11개사로 다시 추려진다. 최근에는 LG전자의 안내공시를 시작으로 현대차그룹이 밸류업 자율공시를 발표하면서 10대 그룹의 참여율이 오르고 있지만 밸류업 기대감 자체는 미미한 것으로 보여진다. 전날 현대차는 기업가치제고 계획을 공시하고 향후 3년간 총주주수익률(TSR) 35% 이상, 주당 최소배당금을 도입해 보통주 기준 1만원 등의 목표를 제시했다.
다만 서 교수는 "기업들이 밸류업 공시에 동참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도 고민해 봐야한다. 기업에 대한 법인세 세액공제라든가, 개인주주 대상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 등의 세제 인센티브가 확실하게 이뤄진다면 기업들도 동참할 가능성이 있겠지만 현재는 원론적인 개념을 선언한 정도"라며 "구체적으로 어떤 혜택과 손실이 존재하는지, 로드맵을 가지고 달성 목표와 시기를 정확하게 설정하는 것이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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