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금요일'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를 떠나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주만 약 5조원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주의 약세가 지속되자 증권가에서도 목표가를 줄하향하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일부터 이날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약 18.77% 떨어졌다. 특히 삼성전자는 '6만전자'로 다시 내려오면서 목표주가도 줄하향 되고 있다. 이날도 SK하이닉스는 0.38% 소폭 올랐으나,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2.03% 하락하며 약세를 이어갔다.
이날 KB증권은 기존 13만원이었던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9만원으로 대폭 내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오는 3분기 스마트 폰, PC 판매 부진으로 메모리 모듈 업체들의 재고가 12~16주로 증가하며 하반기 메모리 출하량과 가격 상승이 당초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당분간 스마트폰, PC 업체들은 재고 소진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2024년, 2025년 영업이익을 기존 대비 각각 15%, 11%씩 하향한 37조9000억원, 57조7000억원으로 수정했다.
같은 날 현대차증권도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기존 11만원에서 10만4000원으로 하향했으며, 앞서 3일에는 다올투자증권이 11만원, 6일에는 DB금융투자가 10만원으로 목표가를 내렸다. 반도체주의 주가 부진이 두드러지면서 증권가들도 눈높이를 낮추는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다만 폭락장을 보였던 지난달 2일 '검은 금요일'과 5일 '검은 월요일' 이후 투심이 반전되면서 가장 많이 매도한 종목 1·2위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랐다. 지난달 2일부터 이달 6일까지 외국인들은 삼성전자를 3조6996억원, SK하이닉스를 1조2299억원 팔아치웠다. 두 종목만 약 5조원을 털어낸 셈이다. 직전 한 달까지만 해도 외국인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높은 선호를 유지했으나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표적으로 엔비디아 실적에 대한 경계감이 있는데, 반도체 비중이 높은 한국 증시에 대한 경계심이 특히 더 큰 모습"이라며 "증시의 제한적인 흐름 속에서 외국인의 수급 영향력, 국내 증시 내 거래비중도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의 주가가 다시 한 번 4%대 추락하면서 국내 반도체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 바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칩 선두주자인 엔비디아의 수혜를 받는 종목으로 꼽힌다. 엔비디아가 지난달 28일 실적 발표 후 최근 2주간 20.5% 급락하면서 국내 반도체주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뚜껑을 연 엔비디아 실적은 '서프라이즈' 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쇼크' 수준"이라며 "최근 지지부진했던 반도체에 대한 외국인의 차익실현 압력을 키울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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