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불출석 공방으로 5시간 연기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0일 행사 참여로 같은 날 열리는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 불출석하겠다고 알리자 야당이 이에 반발하며 대정부질문 시작 시간을 5시간 연기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김 장관과 조 장관은 이날 서울 한 호텔에서 열리는 '2024 인공지능의 책임있는 군사적 이용에 관한 고위급회의(REAIM)'에 참석하기 위해 국회에 불참한다고 통보했다. 대정부질문엔 장관 대신 차관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대정부질문 질의자였던 정동영·한정애·이재정·박선원·김영배 민주당 의원과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은 오전 9시 국회 소통관을 찾아 두 장관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 개원식에 사상 초유로 참석하지 않더니 그에 이어서 국회를 무시하고 국민을 무시하는 노골적인 반헌법적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국회의장실을 항의 방문하고 두 장관의 출석을 요구했다.
한정애 민주당 의원은 "두 장관은 처음으로 대정부 질의에 나오는 것"이라며 "그런데, 아예 처음부터 얼굴을 보이지 않겠다, 그것도 하루 전날 밤에 못 나오겠다는 것은 국회에 대한 능멸이 아니라 국민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가 없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에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야당의 반발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추 원내대표는 "아시다시피 대정부질문에 대한 국무위원 출석 여부는 일찍이 본회의를 통해서 결정했고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때는 양당 교섭단체의 승인과 동의를 받아서 불출석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장관이 참석하지 못하면 차관이 대리 참석한다"며 "국방, 외교부 장관은 그런 절차를 거쳐서 불참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제가 파악해보면, 국방 같은 경우 우리나라가 주관하는 90여개국 정부 대표단이 참석하는 국제회의 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오늘 참석하기 어렵겠다고 알고 있고 양당 원내대표와 국회의장의 허락을 얻어서 한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원내행정국도 기자들에게 공지문을 보내 "REAIM 고위급 회의는 국제사회 최대 화두인 인공지능(AI)관련 논의를 주도하고 국방 AI 혁신을 위한 기반 조성 마련을 위한 회의로, 외교부와 국방부가 공동으로 주관하며 80여개국 이상이 참여하고 40여개국 장·차관이 참여하는 행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교부의 경우, 지난달 30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 국무위원 대리출석 양해 요청을 했다. 이후, 민주당은 지난 3일 국무위원 대리출석 양해 확인서에 원내대표 직인을 찍어 양해 확인서를 외교부 측에 전달했고 이에 국민의힘도 원내대표 직인을 찍어 대리출석 양해 확인을 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 장관 불출석과 관련해서도 "지난 6일 국방부 장관이 임명된 후, 국방부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측에 국무위원 대리출석 양해를 요청했으나, 민주당은 검토하여 회신하겠다는 입장이었다"며 "이후, 어제인 9일 대리출석 양해 확인서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직인을 찍어 국방부 측에 전달했고 직후 국민의힘도 원내대표의 직인을 찍어 대리출석 양해 확인을 했다"고 말했다.
결국, 대정부질문은 오후 2시에 시작되기로 했지만, 이를 5시간 늦춰 오후 7시에 열기로 했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두 장관의 불참이) 윤석열 정부 흐름으로 이해되기 때문에 연기하거나 시간을 조정하거나 필요하다는 게 민주당 입장이었고, 다행히 그게 반영돼서 오늘 7시로 (대정부질문이) 조정됐다"며 "외교부 장관은 7시에 맞춰 출석하고, 국방부 장관은 9시에 출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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