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에이즈 치료제 시장은 글로벌 빅파마가 주도해 아직까지 국내 기술로 개발된 에이즈 치료제는 없는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에이즈는 후천성면역결핍증으로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면역세포가 파괴되고 면역기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2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동아쏘시오그룹의 계열사 에스티팜은 에이즈 치료제 파이프라인으로 'STP0404(피르미테그라비르)'를 보유하고 있다. 에스티팜은 현재 미국에서 임상 2a상에 속도를 내고 있어 이르면 오는 하반기 중간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해당 임상에서 에스티팜은 18~65세의 HIV-1에 감염된 성인을 대상으로 STP0404의 항바이러스 활성, 안전성, 내약성 및 약동학 등을 평가하고 있다.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 위약대조 방법으로 STP0404를 10일 동안 매일 1일 1회 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예상 임상 종료일은 오는 11월 21일이다.
에스티팜은 지난 6월에는 미국 중앙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로부터 해당 임상에 대해 임상시험계획 변경을 승인받기도 했다. HIV-1에 감염되고 처방을 받지 않은 성인에서 HIV-1에 감염되고 1회 이하 처방을 받은 성인 대상자로 임상시험 모집 집단을 확장한 데 따른 것이다. 또 에스티팜은 연구기간을 단축해 에이즈 치료제 신약 후보물질의 효능을 신속하게 확인하겠다는 방침이다.
에스티팜에 따르면 STP0404는 인테그라제 효소의 알로스테릭 부위를 저해하는 물질로, 인테그라제 효소의 비촉매 활성부위를 표적하는 신규 작용기전을 갖췄다.
특히 STP0404는 촉매 활성부위에 작용하는 에이즈 치료제와 차별화돼 기존 에이즈 치료제로 인한 내성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 에스티팜 측의 설명이다. 에스티팜은 재활성이 발생한 HIV 감염에 대해서도 STP0404의 탁월한 항바이러스 효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한다.
인테그라제는 항바이러스제가 표적하는 주요 효소 중 하나인데, 에이즈를 유발하는 바이러스인 HIV도 인테그라제 효소를 이용해 바이러스 DNA를 숙주인 사람의 DNA에 통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TP0404는 HIV의 유전 물질을, 바이러스를 보호하는 외막인 캡시드 밖으로 꺼내 바이러스 증식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이에 따라 에스티팜은 STP0404를 통해 세계 최초로 에이즈를 완치할 수 있는 신약개발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향후 STP0404는 전 세계 에이즈 치료제 시장에서 글로벌 빅파마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빅타비',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도바토' 등과 경쟁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두 치료제 모두 인테그라제 억제제로서 글로벌 에이즈 치료제 시장에서 표준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데 따른 분석이다.
빅타비는 단일 정제 3중 복합제로, 지난 201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품목허가를 받은 후 매년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2023년 기준 빅타비 글로벌 매출액은 약 118억 달러에 달한다.
GSK는 2019년 '도바토'를 출시하며 '2제 요법'으로 에이즈 치료 판도를 바꾸는 데 역량을 쏟고 있다.
한편, 글로벌 신약개발 기업 카이노스메드는 일찍이 해외 파트너사와 협력해 에이즈 치료제 'KM-023'을 상업화하는 성과를 거뒀다.
카이노스메드는 지난 2012년 한국화학연구원에서 발굴한 에이즈 바이러스 치료제 후보물질을 도입했고, 2014년에는 중국 파트너사인 장수아이디로 기술이전했다. 그 결과, 'KM-023'은 2022년 중국 시장에서 품목허가를 받아 현재 장수아이디가 판매 중이다.
카이노스메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에서 카이노스메드의 에이즈 치료제 ACC007, ACC008 등은 전년 동기 대비 177% 급증한 약 67억7000만원 수준의 매출을 올렸다. KM-023의 중국 내 판권은 장수아이디가, 글로벌 판매권은 카이노스메드가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양사는 중국 내 시장 확대를 기반으로 해외시장 진출까지 목표하고 있다.
국내 제약 업계 관계자는 "에이즈 치료를 받는 환자수가 증가함에 따라 에이즈로 인한 사망자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에이즈가 또다른 만성질환으로 발전하고 있기도 해 기존 약제가 가진 부작용이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의학적, 약학적 수요가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 세계 에이즈 감염자는 3900만명으로 추정됐고 매년 130만명이 새롭게 감염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질병관리청은 2023년 기준 국내 에이즈 감염인이 1만6467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 의료 데이터 분석기업 토워즈 헬스케어에 따르면 글로벌 에이즈 치료제 시장은 해마다 연평균 4% 성장하고 있어 오는 2029년 400억 달러를 돌파하고 2032년 5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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