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을 애지중지 키운 반려견이 얼마 전 세상을 떠났다. 여전히 인스타그램에는 관심사인 반려동물 관련 게시물이 뜬다. 여러개의 게시물을 쭉 훑다가 '안락사 없는 보호소' '사지말고 입양하세요' 라고 적힌 입양 홍보 게시물이 보여 계정을 살펴봤다.
해당 계정 프로필에는 '안락사 없는 보호소'라고 적혀있었다. 하지만, 유기견 보호소라고 하기에는 3개월 정도 되어보이는 어린 품종견과 품종묘들 게시물이 대다수였다.
알고보니 보호소를 사칭한 '신종 펫숍'이었다.
반려동물 양육가구가 늘면서 동물 복지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펫숍에 대한 이미지가 안좋아지자 이를 교묘히 속여 판매하는 신종 펫숍이 들끓고 있는 실정이다.
반려견 입양이 처음인 사람들은 실제 유기견 보호소인지 구분하기가 어렵다. 반려견 카페 게시글 중에는 '좋은 취지에서 유기견을 입양하고자 했는데, 알고보니 보호소를 가장한 펫숍이었다'는 피해 사례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들은 분양비 대신 '책임비'를 받는다. 책임비는 민간동물보호단체에서 보호하고 있는 반려동물을 입양할 경우 의료비 또는 후원의 형태로 받는 입양비를 말한다. 보통은 10만원선이지만, 신종 펫숍에서는 터무니없는 금액을 부른다. 수십개월동안 후원금 명목으로 5만~10만원씩을 부담해야한다는 계약서를 들이밀기도 한다. 할부결제와 다를 게 무엇이란 말인가.
신종 펫숍은 분양자들에게만 돈을 받는 게 아니다. '안락사 없는 보호소' '펫호텔'이라고 소개하면서 피치못할 사정으로 함께하지 못하게 된 보호자들에게 수백만원의 파양비를 받아 돈을 번다. 또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는 말과는 달리 파양당한 반려동물을 되팔기도 한다. 끝까지 책임지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유기견 입양이라는 착한 취지를 악용하는 곳인 것이다.
정부는 신종 펫숍에 대한 수사 확대와 법과 제도 개선을 통해 유사한 사례의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현명한 예비 반려인이라면, 동물보호소를 통해 입양할 경우 해당 보호소가 지자체에 '동물판매업' '위탁 호텔링 서비스업'으로 등록되어 있는지, 진짜 '보호소'로 등록되어 있는지 확인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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