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퇴직연금 갈아타기' 개시…운용기관 간 고객 이동 활성화 전망
은행권 퇴직연금 점유율 50% 넘지만…증권사보다 수익률 2.3%p 낮아
증권사, '사전 이벤트' 앞세운 고객 유치전…은행권, '고객 지키기' 전력
이달 말 '퇴직연금 갈아타기' 도입을 앞두고 고객 유치를 위한 금융권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향후 퇴직연금이 국민연금을 넘어서는 국내 최대의 연금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수익률에 따라 고객 이동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증권사·보험사 등 퇴직연금 운용기관은 지난 14일까지 퇴직연금 현물이전 관련 업무 테스트를 진행했다. 오는 31일 '퇴직연금 갈아타기(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 도입을 앞두고 각 금융기관이 구축한 전산망 및 시스템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퇴직연금 시장 규모는 지난 2분기 말 기준 394조원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오는 2050년에는 1200조원까지 성장해 국민연금 적립금 규모를 앞지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퇴직연금 시장 규모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수익률은 여전히 낮다. 지난해 말 퇴직연금의 평균 수익률은 연 2.35%(5년 수익률 기준)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물가 상승률 평균인 2.74%에도 미치지 못했다.
금융당국은 퇴직연금 운용기관 사이의 경쟁 활성화를 통해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제고하고자 오는 31일부터 '퇴직연금 갈아타기' 제도를 시행한다. 퇴직연금 갈아타기는 고객이 기존 상품의 현물화 및 해지 없이도 운용기관을 이동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이번에 도입되는 퇴직연금 갈아타기가 원리금보장형 상품, 공모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등 은행과 증권사가 주로 취급하는 신탁계약 상품에 한정돼 시행되는 만큼, '머니무브'가 예상되는 은행과 증권사 사이에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 2분기 말 기준 업권별 퇴직연금 시장 점유율은 은행이 52.5%, 증권사가 23.5%, 보험사(생보·손보)가 24% 수준이다. 반면 수익률은 지난해 기준 증권사가 연 7.11%를 기록해, 같은 기간 4.87%를 기록한 은행보다 높았다.
고객 이탈이 예상되는 은행권은 퇴직연금 운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고객을 대상으로 홍보 및 상담 서비스를 확대하며 고객 지키기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부터 퇴직연금 고객을 대상으로 1대 1 전화 상담 서비스를 개시했고, 신한은행도 올해만 3개의 연금 특화 점포를 추가 개설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최근 유명 연예인이 출연하는 새로운 광고를 공개해 자사의 퇴직연금 서비스 알리기에 나섰으며, 연금 특화 점포도 확대할 예정이다.
증권사들은 '퇴직연금 갈아타기'에 관심이 높은 고객을 향해 각종 이벤트를 개최하며 유치전에 나섰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9월부터 실물 이전 사전 상담을 예약한 고객에게 증정품을 주고, 신한투자증권도 이전정보를 사전 등록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은 제도 도입 이후 상품 이전을 마치는 고객에게 경품을 증정한다.
일각에서는 퇴직연금 갈아타기 도입 이후 제도 정착에는 다소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부 지방은행을 비롯한 다수 운용기관의 전산망 구축이 늦어지면서 참여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한 퇴직연금 운용기관 관계자는 "각 운용기관이 사전 홍보에 힘쓰는 만큼 출범 직후 고객 이동이 활발하겠지만, 제도의 정착에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라며 "퇴직연금 갈아타기가 한시적 제도는 아닌 만큼 운용기관 간 경쟁은 시장 성장과 함께 점차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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