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여자는 월급을 남자보다 평균 29.3% 적게 받았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OECD 회원국 38곳 중 격차가 가장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부터 1위 자리를 한결같이 지켜 내는 중이다.
한국의 30% 차이를 보일 때 때 미국은 남녀 임금격차가 작년에 16.4%까지 줄었다. 뉴질랜드는 4.2% 차(差), 그리스는 5.9%(2019년) 차까지 좁혀졌다. 벨기에는 1.1%(2022년) 차로 격차가 사실상 완전히 해소됐다.
올해 정규직과 비정규직 임금 격차는 역대 최대를 갈아치웠다. 비정규직 근로자 평균 월급이 역사상 처음 200만 원대에 진입했다고 한다. 200만 원은 정규직이 17년 전인 2007년에 평균으로 받은 액수다. 당시 비정규직은 127만 원을 받고 있었다. 정규직-비정규직 간극은 2007년 기준 73만 원 차에서 2024년에 174만 원 차까지 벌어졌다.
통계청의 집계를 보면, 올해 정규직 근로자의 상여금 수혜율은 89.0%에 달했다. 이에 반해 비정규직은 40.1%에 그쳤다. 근로자 5명 중 3명은 상여금과 연이 닿지 않는다. 유급휴가 수혜율도 각각 86.9%, 38.7%로 차이가 컸다. 건강보험 가입률은 각각 95.0%, 52.2%였다.
"반도체를 살리기 위해 (언제까지) 몇 조를 투자하겠다", "민간소비 활성화를 위해 (어떤 걸) 실시한다" 등의 정책 발표는 흔히 접한다. 경제를 위해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일자리와 노동에 따른 적정한 보수가 보장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공허한 외침일 뿐이다.
성별, 정규·비정규 문제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지 오래다. 어느 장관이 올해 초까지만 해도 이 같은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개선하는 데 정책적 역점을 두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이정식 전 고용노동부 장관) 역시 올해 여름 공직을 떠났다.
올해 20대 임금근로자 10명 중 4명은 비정규직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 비중이다. 특히, 20대 비정규직 근로자 가운데 시간제로 일하는 청년 수가 81만7000명으로, 10년 전보다 40만명 넘게 늘어났다. 시간제 근로자란 같은 사업장에서 같은 일을 하는 근로자보다 1시간 이상 짧게 일하는 근로자를 뜻한다.
돈의 가치 하락과 물가상승분을 감안하면 말 그대로 하루를 근근이 버티는 사람들이 많다. 젊은층을 비롯해 사회적 약자 상당수가 노동시장에서 좌절을 맛보는 나라. 규모는 선진국 반열에 올랐지만 속은 병든 사회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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