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야 헤릅스트 지음/이노은 옮김/양문
강력 범죄의 상당수가 가해자의 '피해의식'에서 비롯된다. '왜 그런 범죄를 저질렀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한결같다. 그들은 늘 죄 없는 피해자나 불우한 가정환경, 자신을 성심껏 돌봐주지 않은 사회 탓을 한다.
'피해의식의 심리학'은 문제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항상 남 탓만 하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누구나 머릿속에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괴로운 나날들을 보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이 고통의 시기를 어떻게 극복해나가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책에는 홍수로 모든 것을 잃은 한 여성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명백한 재난의 피해자로서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입고, 심지어는 생명의 위협을 받기도 했지만 불행한 상황을 자신과 동일시하지 않았다. 자연재해의 경험에서 가장 놀랍고 인상적이었던 일은 이웃들의 협동심이었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단기간 내 회복하기 힘든 경제적 피해를 당하고, 아끼던 물건을 모두 잃었지만 홍수의 피해보다는 이웃들이 줬던 큰 사랑을 더 많이 언급했다.
저자는 "이미 일어났던 비극에 대한 그녀의 반응은 참으로 존경할만했다"면서 "비극으로부터 무언가를 얻어낼 줄 아는 사람은 아픈 경험을 극복하며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어 "누구든 살아가는 동안에 한 번쯤은 극복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다. 그러고는 자신만이 피해자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나중에 그들은 이런 소중한 경험으로 새로운 사고방식과 강한 힘을 얻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고 밝힌다.
우리가 원치 않았던 불쾌한 경험들이 실은 굉장히 유익한 일이며, 변화를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책은 강조한다. 고통스러운 체험을 통해 오히려 현명하고 지혜로워질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책에 따르면, 고통과 아픔은 흔히 생각하듯 영혼과 정신이 병들었다거나 성격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가 아니다. 그것은 영혼이 변화하고 발전하고 싶어한다는 뚜렷한 외침이다.
저자는 "모든 생각과 감정을 피해의식에 고정시키고 있으면, 고통과 아픔이 아무런 희망이나 의미도 없이 끔찍하게만 여겨진다"면서 "그럴지라도 미래로 발전하는 씨앗은 어딘가에 존재하기 마련이다. 언제 어떻게 자신을 발전시킬 것인가를 자유롭게 선택하는 일은 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특권이다"고 말한다. 242쪽.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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