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가 내년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누는 인적분할에 나선다고 밝힌 가운데, 이번 지배구조 개편이 경영권 승계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빙그레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내년 5월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분할 후 지주회사는 신규사업투자, 자회사 관리 등 투자사업부문에, 사업회사는 분할대상사업부문에 집중함으로써 각 사업부문별 사업경쟁력과 성장잠재력을 극대화하고, 미래 지속성장을 위한 기반을 확립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인적분할을 통해 설립될 '빙그레(가칭)'는 유가공 제품 등 음·식료품의 생산 및 판매를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경영 체제를 구축해 사업 전문성과 성장전략을 강화하고,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사업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분할 존속회사인 '빙그레홀딩스(가칭)'는 향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지주회사로 전환해 투자 및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략적으로 관리하며, 해외사업 비중을 확대하고, 빙그레, 해태아이스크림 등 그룹 내 계열사 간 협업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등 장기적인 성장을 이끌어 갈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체제 전환이 경영권 승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빙그레의 지분은 김호연 빙그레 회장이 36.75%, 재단법인 김구 재단이 2.03%, 재단법인 현담문고가 0.13%를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빙그레 주식 1.99%를 보유한 3대 주주인 물류회사 '제때'의 지분 33.34%를 김 회장의 장남 김동환 사장이 보유하고 있다.
2014년 빙그레에 입사한 김 사장은 구매와 마케팅 부문에서 경력을 쌓았으며 경영기획·마케팅본부장으로서 회사의 주요 전략을 이끌어왔다. 그리고 지난 3월 사장으로 승진했다.
일각에서는 빙그레가 인적분할 후 '제때'와 지주회사를 통합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제때'와 빙그레 지주회사가 합병할 경우 지분변동이 일어나게 된다.
빙그레가 3세 경영에 시동을 걸고 있지만, 회사를 둘러싼 논란과 오너리스크가 승계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0월부터 빙그레의 부당 내부거래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빙그레가 '제때'에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줬다는 혐의가 제기된 것이다. '제때'는 빙그레와 빙그레 자회사인 해태아이스크림 등과 거래를 통해 몸집을 키워왔다.
'제때'의 내부거래 비중은 2019년 24.8%에서 2022년까지 32.4%로 꾸준히 확대됐다. 지난해 25.0%로 축소됐지만 여전히 거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이에 공정위는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 자회사를 통한 물류 계약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사장 개인의 도덕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동환 사장은 지난 6월 음주 상태에서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으며, 검찰이 항소하면서 사건은 여전히 법적 분쟁중이다. 이러한 잡음들은 경영권 승계를 추진 중인 빙그레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빙그레 측은 "지배구조 개편으로 경영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시장으로부터 적정한 기업가치를 평가받고 궁극적으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 10.25%(100만9440주)를 전량 소각해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업 분할과 승계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리스크 및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배구조 개편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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