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7일 국회에서 폐기되면서 정치 불확실성이 국내 증시의 침체를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경기 둔화 조짐에다가 계엄 파동으로 인한 정치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외국인뿐만 아니라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대내외 악재로 내년 초까지 박스권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 지수는 전주 대비 27.75포인트(1.13%) 하락한 2428.16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는 661.33으로 16.86포인트(2.49%) 떨어졌다.
국내 경제의 저성장에 대한 경고가 이어지고 정치적 혼란까지 겹치면서 투자 심리는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실제로 비상계엄 사태 이후에도 순매수를 이어가던 개인은 지난 6일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합쳐 7500억원이상 매도했다.
국내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도 감소세다. 투자자 예탁금은 3일 기준 49조8987억원으로 8월 이후 10조원 넘게 줄었다. 빚투(빚내서 투자)'의 지표가 되는 신용공여잔고는 같은 기간 16조5658억원으로 연중 최고 수준이었던 20조2477억원(6월24일)에 비하면 18%가량 감소했다.
외국인들의 매도세도 멈추지 않고 있다. 외국인은 하반기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17조원을 팔아치웠다. 특히 계엄사태 당일인 지난 4일부터 3거래일 동안에는 1조335억원을 순매도했다.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이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의 보이콧으로 무산되자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임시국회를 열어 다시 탄핵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는 등 정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어 당분간 증시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치 리스크가 해소돼야 수급 안정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박석중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016년 국회 탄핵 의결부터 헌재 결정까지 3개월간의 경험치에 미루어 볼 때 주식, 채권, 통화 가치가 일제히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 등은 크지 않지만 반도체 등 펀더멘탈(기초체력) 우려, 트럼프발 불확실성, 탄핵 등으로 인해 정치 불확실성이 더해지며 약세장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번 주 발표될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CPI) 지표가 국내 증시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11일 예정된 CPI 발표에서 시장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지 않는다면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유지되며, 단기적 증시 반등의 재료가 될 수 있어서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보다 금리 부담 완화에 반응할 수 있는 헬스케어, 소프트웨어 등의 업종 내에서 종목별로 대응할 수 있으나 연속성 있는 시장 상승에 대한 기대가 형성되기는 어려운 만큼 방어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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