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기업에는 오너 리스크가 있고, 대한민국에는 대통령 리스크가 있다."
한국거래소에 방문한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한 말이다. 3일 밤 느닷없이 선포된 '깜짝' 계엄령에 한국 경제는 꽁꽁 얼어가고 있다. 예상보다 충격이 덜했다고 하는 국내 증시는 이러나저러나 연중 최저치를 뚫었고, 원·달러 환율은 폭등했다. 하반기 이후 불안한 증세를 보이던 증시에 폭탄을 날린 셈이다.
우리나라 경제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구성돼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보편관세 정책 추진을 예고하면서 수출 기업들의 기세가 하락하는 시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대통령 리스크'는 국내 기업들에게 대형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지난해 수출 성장력을 견인했던 자동차 기업들의 고난이 시작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5.7%이며, 반도체와 자동차의 주도력이 뛰어나다. 2023년 자동차 수출의 생산유발액은 2313억달러로 전년 대비 21.7% 증가했다. 그리고 2022년 한국 부가가치 유발액 1위 품목은 반도체였다.
하지만 올해 경제 성장률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올해 연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4%로 제시했었다. 이후 3분기 성장률이 0.1%에 그치면서, 전망치를 2.2%로 하향 조정했다. 3분기 부진의 원인도 순수출의 감소로 평가된다. 내수는 회복세를 보였지만 수입이 1.6% 증가한 것에 비해 수출이 0.2% 감소했기 때문이다.
내년이라고 다를 것이 없다. 1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ADB에서 발표한 '2024년 아시아 경제전망'에서 한국의 내년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는 2.0%로 하향 조정됐다. 이는 지난 9월 발표한 2.3%보다 0.3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1%대 성장률에 대한 우려도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
윤석열 정부는 연초부터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주도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윤석열 대통령 리스크'로 인해 기업들의 가치가 낮아지고 있다. 아직도 대통령이 무엇을 위해 계엄령을 선포했던 것인지 알 수 없다. 다만 나라 걱정을 하는 대통령이었다면 내리기 어려운 결정이라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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