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지만, 여전히 탄소중립경제로 전환하기 위한 준비는 미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탄소중립은 인간의 활동으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단순히 온실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배출되는 양과 흡수되는 양을 같게 만들어 실질적인 배출을 없애는 것이다.
한국은행 최이슬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 과장은 12일 열린 '기후변화의 경제적 영향 및 대응, 그리고 중앙은행의 역할' 심포지엄에서 "탄소중립 경제를 위한 기후테크의 혁신이 질적인 측면에서 미흡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탄소중립으로 전환하기 위해선 ▲온실가스 매출이 많은 상품의 생산을 줄이거나 ▲상품의 생산규모는 유지하되 탄소배출을 줄이는 방안이 있다. 후자를 위해선 탄소저감기술을 개발·적용하는 기후테크 혁신이 필요하지만, 이를 위한 특허가 일부 기업에만 쏠려 있는 등 파급력이 낮다는 지적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기후테크 특허출원 건수는 미국(35%)과 일본(27%)에 이어 세계 3위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최근까지도 기후테크 특허출원이 꾸준히 증가해 주요 선진국과 차별화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은 2010년대 초중반 이후 기후테크 특허출원이 정체되거나 소폭 감소하지만, 우리나라는 같은 시기 중국과 함께 특허출원 증가세를 유지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우리나라의 특허출원은 상위 4개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2021년기준 우리나라 상위 4개 기업의 기후테크 특허출원 비중은 72.1%로 10대 선도국 평균치인 29.7%를 크게 상회했다. 두번째로 높은 비중을 기록한 네덜란드(46.5%)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특히 기업은 ▲2차전지 ▲전기차 ▲정보통신기술(ICT) ▲재생에너지 등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2011~2021년 우리나라 기후테크 특허 출원의 69.4%가 1·2차전지, 통신장비, 화학제품, 전자부품 등 4차 산업에 집중됐다. 2010년대 중반이후 2차전지 산업의 급성장 등으로 산업 집중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허출현의 인용도 저조했다. 2011년부터 2021년 중 국가별 기후테크 특허의 질적 평가지표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는 전반적으로 미흡한 모습을 보였다. 건당 피인용건수는 중위권에 속했지만 선두국과의 격차는 여전히 컸다. 최근 기후테크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보다 질적성과가 낮았다.
우리나라가 강점을 보이는 2차전지, 전기차, 정보통신기술, 재생에너지 등의 분야에서도 저조한 수준을 보였다. 정보통신기술분야에서는 건당 피인용건수와 독창성이 비교적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나, 범용성 및 급진성 지표는 10대 선도국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이들분야가 양적 성과에 비해 질적 경쟁력이 크게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최 과장은 기후테크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서 ▲정부의 R&D 지원 강화 ▲탄소가격의 실효성 제고 ▲벤처캐피탈 투자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최 과장은 "정책방안들은 상호보완적으로 조화롭게 추진해 기후테크 혁신을 효과적으로 촉진할 수 있다"며 "탄소가격제로 발생하는 세수를 연구개발(R&D) 지원에 활용하면 기업의 반감을 완화해 탄소가격제의 원활한 운영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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