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 시장이 연말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으로 고조되고 있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여전히 낮 시간에 미국 주식을 거래할 수 없어 답답한 상황에 처해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미국 주식을 낮 시간에 거래할 수 있는 '주간거래 서비스'는 지난 8월 5일 중단된 이후 여전히 재개되지 않고 있으며, 복원시점 역시 불투명한 상태다. 금융투자협회와 국내 증권사들의 주간 거래 서비스를 도맡았던 미국 대체거래소(ATS) 블루오션 간의 협의가 지지부진하면서 4개월째 관련 서비스가 중단된 탓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증시는 '산타랠리' 기대감이 고조되며 활기를 띠고 있다. 나스닥 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지난 11일(현지시간) 2만 포인트를 돌파하며 신고점을 갱신했다. 기술주가 시장을 주도하며 테슬라, 엔비디아, 메타 등 주요 종목들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어 투자자들이 몰리는 형국이다.
한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서학개미)는 "써머 타임 체제가 끝나면서 미국 정규장이 열리는 시간도 늦어져 본장에 투자하려면 더 피곤해졌다"면서 "주간거래가 될 때는 이런 걱정이 전혀 없었는데 언제 주간거래 서비스를 다시 이용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특히 변동성이 심한 주식 종목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빠른 대응을 할 수 없어 불편함이 가중됐다는 의견이 많았다.
주간거래는 국내 투자자가 한국 시간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 미국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로, 2022년 삼성증권을 시작으로 주요 증권사들이 도입했다. '블랙먼데이'를 기록한 지난 8월 5일, 블루오션은 국내 투자자들의 폭증한 주간거래 주문을 처리하지 못하고 거래를 일괄 취소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약 9만 계좌, 6300억 원 규모의 거래가 무효 처리됐다.
금융투자협회는 블루오션 측에 시스템 장애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지만, 블루오션은 성명서에 아직 답변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주간 거래 재개에 신중한 모습이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국내 투자자의 잠재적 피해가 재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주식거래 안정성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며 "미국 주식 주간거래는 'NMS Stock ATS'에서 체결된다는 점에서 정규거래소를 통한 주식거래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도 "주간 거래에서 오류가 생기면 또 누가 어떻게 보상할 것인지가 이슈가 될 수 있다"며 "거래 편의도 중요하지만 투자자의 피해를 막고, 안정적인 거래를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 선임연구원은 "그 전에 국내 증권사는 국내 투자자의 잠재적 피해가 다시 제기되지 않도록 서비스 안정성과 투자자 보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먼저 "국내 증권사들이 블루 오션 ATS의 시스템 점검에 직접 참여해 시스템 안정성을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며 "국내 투자자의 잠재적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방안으로 체결거래의 일방적 취소에 따른 보상책임 소재를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