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중국산 후판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신청한 것에 이어 중국산·일본산 열연강판에 대해서도 반덤핑 제소 카드를 꺼냈다. 중국산과 일본산 등 저가 수입산 열연강판 유입 증가로 국내 철강 업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란 분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현대제철은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에 중국산과 일본산 열연강판을 대상으로 반덤핑 조사를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무역위는 조사신청 접수 이후 신청인 자격과 덤핑 관련 증거에 대한 검토를 거쳐 2개월 안에 조사개시 결정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당초 현대제철은 중국산 제품만을 대상으로 제소할 예정이었으나 일본산 제품의 대량 유입도 이어져 양국 제품 모두 제소하기로 결정했다. 열연강판은 쇳물을 굳혀 만든 반제품 슬래브를 고온으로 가열한 뒤 누르고 늘려 두께를 얇게 만든 철판이다. 건설과 자동차, 기계 등 국내 전 산업에 활용되는 핵심 기초 소재다.
현대제철은 앞서 중국산 후판에 대해서도 반덤핑 조사를 신청한 바 있다. 지난 7월 중국산 후판에 대한 무역위 조사가 시작됐는데, 5개월 만에 열연강판에 대해서도 반덤핑 제소를 신청한 것이다.
현대제철은 지난 10월 25일 3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열연강판 등 기타 제품들에 대해 국내 산업 피해에 미치는 영향과 피해 사실관계를 검토하고 반덤핑 제소를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ㅇ맀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열연강판 수입은 연간 200만톤 중반대를 형성했으나 올해 1~11월 열연강판 수입량은 343만톤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중국산과 일본산이 각각 153만톤, 177만톤으로 전체 수입량의 96.2%를 차지한다.
또한 지난 9~10월 일본 내수 열연강판 가격은 1톤당 720~750달러였으나 지난 9~10월 계약돼 11월부터 국내로 유입된 일본산 열연강판 평균 수입가격은 492달러로 4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일본 철강업계가 내수 가격 대비 최대 1톤당 250달러 이상 낮은 가격으로 한국에 수출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과 일본의 저가 제품 유입은 철강사의 실적에도 타격을 입혔다. 현대제철의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77.5% 줄어든 515억원으로 집계됐다. 포스코 또한 3분기 영업이익이 4380억원으로 전년 대비 39.8% 감소했다.
현대제철 포항 2공장 폐쇄와 포스코 1선재공장 폐쇄 역시 중국산 저가 제품의 유입 증가에 따른 수익성 악화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열연강판 반덤핑 관세 부과를 통해 중국 철강으로부터 국내 철강시장이 자립성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도 관세를 포함한 무역 조치를 적극 활용해 국내 산업 보호에 나설 의지를 보이고 있어 향후 구체적인 변화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제강사의 수입산 열연강판 반덤핑 제소가 국내 중소 철강사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동국제강·세아제강·KG스틸 등 철강업체들은 국내외 제강사에서 열연강판을 구매해 자동차용강판, 건축용 철근, 컬러강판, 강관 등을 생산하고 있어,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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