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이라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의 탄핵소추를 단행할 듯한 더불어민주당이 잠시 멈춰 섰다.
민주당은 오는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헌법재판관 후보자들의 임명 동의가 이뤄졌을 때, 한 권한대행이 이들을 즉시 임명하는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이 현재 어떤 이슈를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은 25일 MBC라디오에서 "우리가 한 권한대행에게 요구했던 것은 세 가지"라며 "마지막 세 번째라고 할 수 있는 헌법재판관에 대한 임명을 한덕수 권한대행이 하는지 시간을 주고 국민과 함께 우리 당도 인내의 시간을 한번 가져보자고 판단했다"고 탄핵안 발의 보류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민주당 및 야권은 한 권한대행에게 ▲내란·김건희 특검법 공포 ▲내란 상설특검 후보자 추천 의뢰 ▲헌법재판관 임명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박 원내수석이 언급한 세 가지 요구가 바로 이것이다.
당초 민주당은 전날(24일) 한 권한대행이 내란 혐의 특검법 등을 국무회의에 상정하지 않자 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로 탄핵소추안(탄핵안) 발의를 당론으로 정했다. 하지만 국회 추천 몫 헌법재판관 3명의 임명 여부를 지켜보겠다며 당초 계획을 보류했다.
그리고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같은날 마은혁·정계선·조한창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를 야당 단독으로 채택했다. 민주당은 26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이들 세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한 유튜브 방송에서 "어차피 (24일 발의해도) 탄핵안 보고를 가장 빨리할 수 있는 시점은 26일 (본회의)"이라며 "26일에 보고를 하느냐 27일에 하느냐로 하루 차이지만, 이 하루 동안 달라지는 것은 국회의 헌법재판관 임명동의안 가결"이라고 말했다.
노 원내대변인은 국회에서 헌법재판관 임명 동의안 가결을 한 이후에 한 권한대행에게 임명을 촉구할 수 있다면서 "국회 절차를 완료한 뒤에 한 권한대행의 판단을 보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절차를 마친 후에) 휘두르는 칼은 더 날카로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즉, 민주당은 탄핵 추진을 며칠 늦춰도 손해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 곧바로 한 권한대행의 탄핵소추를 본회의에서 처리해버리면, 헌법재판관 9인 체제 완성이 더 미뤄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헌법재판관 즉시 임명'을 즉시 조건으로 내걸고, 한 권한대행의 수용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을 경우, 곧바로 27일 탄핵안을 국회 본회의에 보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권한대행도 전날 오전까지 헌법재판관 임명에 대해 '여야가 머리를 맞대 협상을 해야할 사안'이라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시사했지만, 오후에는 입장을 선회해 '임명에 대한 입장을 정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헌법재판관 후보자들은 모두 한 권한대행의 임명 절차가 헌법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에서 추천을 받은 조한창 후보자도 "적법한 절차를 준수했다면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는 것이) 부합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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