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고 희망차게 시작해야 할 새해를 올해처럼 무겁고 비장하게 시작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청색을 상징하는 을(乙)과 뱀을 의미하는 사(巳)가 합쳐진 '푸른 뱀'의 해, 2025년 을사년이 경기침체, 정치적 분열, 의정갈등, 양극화 심화, 환경악화 등의 키워드와 함께 시작됐다. 더군다나 지난해 12월에 발생한 12·3 비상계엄 사태 후폭풍에 12월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마음은 더 침울하다.
그래도 2025년 새해의 해는 힘차게 떠올랐다. 과거를 잊으면 안 되지만 과거에 매몰되면 미래는 없다는 각오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무엇보다 국정 불안정 해소다. 정치권의 갈등이 불러온 국정 불안정은 행정·외교·국방·산업 등으로 일파만파 파장이 커진 상황이다. 국가신인도 하락은 환율과 국채 신뢰도뿐 아니라 기업들의 경쟁력까지 떨어뜨리고 있다.
가뜩이나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원화가치 하락과 신용등급 하락은 나라 전체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이런 원인을 제공한 정치권이 진심으로 반성하고, 협치를 펼쳐야 한다.
민생 회복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의 조속한 집행도 필요하다. 이 역시 정치권이 재정 당국과 협의해 신속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여야정 국정협의체를 가동해서라도 조속한 추경 집행을 통해 민생에 응급처치를 해야 한다.
특히 추경은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을 살리는 조치이기 때문에 정치적 다툼과 추경을 연계시켜서는 안 된다. 이는 우리 풀뿌리 경제를 망치는 자해행위나 다름 없다.
기업들의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부·국회의 지원도 시급하다. 반도체나 인공지능(AI), 첨단로봇 등 21세기형 지식산업 분야에 대한 규제를 풀고 연구기관 등을 활용한 각종 정책적 지원을 해야 한다. 우리 미래는 이들 첨단산업이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갈등 해소 문제는 온 국민이 지혜를 모아야 한다. 빈부갈등, 세대갈등, 젠더갈등, 지역갈등 등 사회 곳곳에서 파열음이 들리고 있는 것에 귀 기울여야 한다.
외교·국방분야에서는 정부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당장, 이달 20일에는 미국의 제47대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의 취임식이 예정돼 있다. 이번에 2기를 맞는 트럼프 행정부는 외교·국방뿐 아니라 산업 측면에서도 미국우선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국방과 수출을 미국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와 어떤 관계를 맺을지가 무엇보다 중요한 사안이다. 지금 관가는 아노미 상태에서 누구도 적극적으로 일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행정부의 업무기강을 세울 리더십이 필요하다.
특히 지난 12·3 비상계엄 사태로 국방분야는 누수가 심각한 상황이다. 북한의 움직임이 조용한 게 그나마 다행이지만 비상계엄에 연루된 주요 군 지휘관들이 잇따라 수사대상에 오르거나 구속돼 지휘계통이 흔들리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를 시급히 바로 잡아야 한다.
지구온난화 이슈도 외면할 수 없는 과제다. 지난해는 우리나라의 연간 평균 기온이 14.5도로, 날씨 관측 사상 가장 더운 해였다고 한다. 이런 추세는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환경문제를 등한시하면 우리의 미래는 예측불가능한 상황이 될 것이다.
결국, 모든 사안의 결론은 정치권의 리더십으로 향한다. 국정 갈등이 하루 빨리 끝나 2025년이 전화위복의 희망찬 해가 되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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