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여파로 지난해 3분기 국내 증권사들의 외환거래 실적이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10대 증권사의 외환거래 이익은 11조1836억원으로, 전년 동기(12조5679억원) 대비 11.0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외환거래 손실은 11조2213억원으로 11.33% 줄었으나, 이익보다 손실이 더 커 전체 외환거래에서 37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증권사별로 살펴보면 한국투자증권은 외환거래 이익 3조1782억원을 올렸으나, 외환거래 손실이 3조3049억원에 달해 순손익에서 126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112억원)보다 손실 폭이 확대된 규모다. 미래에셋증권도 외환거래 이익 1조1429억원, 손실 1조1800억원을 기록하며 -371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외에도 신한투자증권(-332억원), 키움증권(-295억원) 등 다수의 증권사가 외환거래에서 손실을 면치 못했다.
일부 증권사는 외환거래에서 순익을 기록했지만 전년 동기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하나증권은 48억원의 순익을 거뒀지만, 전년 동기(519억원) 대비 90.75% 급감했다. NH투자증권은 781억원의 순이익을 냈으나, 전년 동기에 비해 40.23% 감소했다. KB증권과 삼성증권도 각각 33.05%, 14.5% 줄었다. 메리츠증권만 42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전년동기(-227억원) 대비 개선된 실적을 보였다.
증권사 외환거래 이익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지속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외환거래 이익에는 보유 채권, 주식, 외환(FX) 거래, 환산 손익, 매매 이익 등 외화와 관련된 모든 항목이 포함되며, 손실 항목에는 대차 거래나 외화 차입 채권의 평가 손실 등이 반영된다. 증권사들의 운용 상태는 큰 변화가 없었던 만큼, 환율 상승이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매매기준율)은 1달러당 1359.38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8.43원 높아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외환거래 손실은 대부분 포지션 변동이나 매매 과정에서 발생하며, 환율 상승은 보유 채권 평가 손실을 확대하는 주요 요인"이라며 "증권사들의 운용 상태가 크게 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은 환율 변동의 영향이 컸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초에도 정치적 불확실성과 경기 침체 등으로 고환율 기조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국내 증권사들의 외환거래 실적 부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환율 변동성 확대가 증권사 외환 거래 손익 악화의 주요 요인"이라며 "증권사는 은행보다 외환 포지션을 크게 가져가기 어렵고 해외 자산 비중도 낮아 변동성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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