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원·달러 환율, 달러당 1453.5원…지난달 20일 이후 최저
'트럼프 행정부 관세정책 축소' 현지 보도에 달러 강세 주춤
원화 대비 달러 강세 요인 여전…환율 추이 전환은 어려울 것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가 꺾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규모 관세 정책이 축소될 수 있다는 관측에 달러 강세가 주춤하면서, 달러당 1470원 안팎을 오가던 달러화가 1450원까지 하락(원화가치 상승)했다.
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16.2원 하락한 달러당 1453.5원에 주간 거래(오후 3시 30분 종가)를 마쳤다. 장중 최저가는 1449.9원이었다.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대규모 관세 정책이 대폭 축소될 수 있다는 현지 보도에 달러 강세가 주춤하면서 환율이 내렸다.
앞서 지난 6일(현지시간) 워싱턴 포스트 등 현지 매체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필수적인 수입품에만 적용되는 관세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관세 정책이 중국·멕시코·캐나다 등 특정 국가가 아닌 모든 국가에 적용되는 '보편 관세' 프로그램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매체들은 금속·희토류 등 방위 산업 분야와 배터리·의료용품 등이 관세 부과 대상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트럼프가 공약으로 제시했던 '모든 수입품에 대한 10~20%의 전면 관세'와 비교해 크게 축소된 규모다.
같은 날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존재하지 않는 소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한 워싱턴 포스트의 기사가 나의 관세 정책이 축소될 것이라고 잘못 명시했고, 사실이 아니다"라며 즉각 반박에 나섰지만, 관세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에 달러는 빠르게 약세 전환했다.
타 통화 대비 달러 가치 지표인 달러 인덱스도 이날 장중 107.87(100보다 높을수록 상대적 달러 강세)까지 하락했다. 앞서 달러 인덱스는 지난 2일 109.21까지 올라 2022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가 약세 전환하면서 환율 방어를 위해 달러 매도를 지속했던 외환당국의 부담도 다소 완화됐다.
외환당국은 지난해 11월 트럼프 당선 확정 이후 달러화가 강세를 지속하면서 과도한 환율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개입을 지속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달러 외환보유고는 4156억달러로, 이는 지난 5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아울러 국민연금공단의 전략적 환헤지가 초읽기에 돌입했다는 관측에 따라, 지난 2009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유지했던 환율이 숨고르기에 돌입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환율 상승이 지속되면 연금공단은 보유 중인 해외자산 일부를 환 헤지(환율 변동에 따른 자산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한 선제적 환율 고정 매도)한다. 환 헤지 시 달러 매도가 발생하는 만큼 환율은 하락한다. 이번 환 헤지 물량은 연금공단의 해외자산의 최대 10%에 해당하는 482억 달러다.
원·달러 환율은 주춤했지만, 전문가들은 환율이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 등 달러 강세 요인이 건재하기 때문이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국민연금의 환 헤지가 원화 가치를 방어하는 수단일 수 있지만, 달러 강세 압력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준영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소비와 고용지표의 견조함은 연준의 스탠스 전환 시점을 늦추는 주요 요인"이라며 "연준은 2~3회 이상의 지표 확인을 통해 고용 부진과 디플레이션(물가하락) 확산을 명확히 인지한 후 정책 변화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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