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미국에 처음으로 쇳물을 생산하는 제철소를 구축하기로 결정한 것은 오는 20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보호무역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특히 미국 현지 신규 일자리 창출은 물론 현지 제조업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데 힘을 보탤 수 있다. 만약 현대차그룹의 제철소 축국이 성사될 경우 경제적인 성장은 물론 외교적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 해외서 첫 '쇳물 생산'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현대차와 기아가 해외에 공장을 건설하면 부품사들이 함께 진출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현대제철은 현대차, 기아 공장 인근에 가공센터를 운영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현대제철이 이번에 미국 현지에 제철소를 구축할 경우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현대제철은 고로와 전기로로 복합생산 방식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탄소 배출이 많고 기존 현지 업체와 갈등으로 제철소 구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미국 최대 완성차 업체인 제네럴모터스(GM)과 승용·상용차 공동 개발·생산을 포함해 포괄적인 업무협약을 맺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현대차그룹은 GM과 협력해 철강 등 자동차 핵심 소재를 공동 구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만약 현대차그룹이 현지 제철소서 생산한 자동차용 강판을 이용할 경우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제철소 구축을 통한 GM과 협력 범위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보호무역 조치 대응
현대제철의 제철소 건설은 미국의 관세 문제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동안 멕시코와 캐나다산 생산품에 25% 관제를 부과하고, 모든 외국산 제품을 대상으로 10~20%의 추가적인 보편관세를 매길 경우 해외 생산은 저렴한 인건비 등에 따른 경쟁력이 상당 부분 사라지게 된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내 차량 생산량이 연 110만대에 육박한다. 자동차 1대당 1톤의 강판이 필요하다고 보면 연 200만~300만톤을 생산할 경우 현대차·기아 이외에도 GM이나 포드 등 다른 완성차 업체에도 차량용 강판을 판매할 수 있다.
현재 현대제철은 현대차·기아의 판매 비중을 낮추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비중을 높여 는데 집중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비(非)현대차 매출 비중은 2018년 10% 넘은 뒤 지난해에는 최초로 20%를 돌파했다. 향후 4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지역을 후보군에 놓고 검토하고 있다"며 "제철소를 구축한다는 계획은 있지만 투자 규모나 방식 등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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