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이 국내 시장에 저가의 소비재 상품을 넘어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스마트폰, 전기차 등 다양한 산업군으로 진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로봇청소기와 스마트폰은 물론, 자동차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트렌드에 민감한 한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움직임이 당장 국내 기업에 큰 영향을 주지 않더라도 향후 국내 산업 전반의 제조·소비 생태계에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의 기술 격차는 0.3년에 불과하다. 중국이 한국 산업 기술을 따라잡는데 몇 개월이면 충분하다는 의미다. 특히 중국 기업들은 정부의 지원과 함께 풍부한 인적자원을 앞세워 한국 기술력의 턱밑까지 추격해왔다. 이를 중심으로 한국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전자업체를 중심으로 한국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한때 '대륙의 실수'라고 불렸던 샤오미는 한국법인을 설립하며 현지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인다. 샤오미는 최근 한국법인인 샤오미테크놀로지코리아를 설립했다. 2016년부터 한국에서 총판을 운영했던 직원을 중심으로 올해 법인을 설립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샤오미는 스마트폰을 비롯해 공기청정기, 로봇청소기, 스마트밴드 등에서 최근에는 전기차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로봇청소기 기업 로보락은 지난 1일 국내에 두 번째 플래그십 매장을 오픈했다. 올해 초 두 번째 플래그십 매장을 오픈한 로봇청소기 점유율 국내 1위 업체 중국 로보락은 자체 플래그십 매장 외에도 전국 주요 백화점에 입점해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로보락은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 이어 세탁건조기 제품을 선보이며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압박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7년전 중국 동풍자동차가 가성비 모델을 앞세워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가 철수한 것과 전혀 다른 모습이다.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의 위상도 달라졌다.
테슬라와 세계 전기차 양강 구도를 형성한 중국의 BYD는 BYD코리아를 통해 올해 1월부터 국내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현재 서울과 경기, 인천, 부산, 제주 등을 중심으로 판매망을 구축하고 있다. BYD는 이달 중 중형 세단 '씰',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토3'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들 모델은 8%의 관세와 판매 인센티브, 전기차 보조금을 적용하면 국산 경쟁 제품보다 500만∼1000만원 가량 저렴하게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BYD의 가성비는 규모의 경제와 배터리 자체 생산 등 부품 내재화를 통한 원가 경쟁력 확보에 기반해 다른 브랜드들이 쉽게 따라가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중국 전기차 브랜드 샤오펑도 한국 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완성차 업계는 자율주행과 함께 배터리 기술을 확보한 중국 기업들이 한국에 진출하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부담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국내 시장 공략에 성공할 경우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에도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국내 시장을 공략하던 것을 넘어 이제는 기술력까지 갖춘 제품으로 압박하고 있다"며 "중국 기업에 대비하지 않으면 국내 시장을 빼앗길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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