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2025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를 '이너 스티키 스팟(In a sticky spot)'에 놓여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넓은 5차선 도로가 갑자기 1차로로 좁아지면서 교통 체증이 발생한 상황을 비유한 것으로, 경제적으로는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으나 이전처럼 빠르고 강한 성장이 어려운 복잡한 국면을 뜻한다. 이러한 경제 상황은 한국 증시, 특히 코스피의 흐름과도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지난해 '검은 월요일' 이후 박스권에 갇혔던 코스피는 올해 들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해 고점인 2890대를 다시 돌파하기에는 여러 제약 요인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올해 코스피가 반등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국내 증시가 밸류에이션 저점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 저가 매력이 부각됐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다시 돌아오는 흐름이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역사적 저점으로 평가받는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 가능성은 코스피 상승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코스피는 여전히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주가 흐름이 코스피 전체 지수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코스피는 대형주에 지나치게 의존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 코스피는 약 9.6% 하락했으며, 삼성전자는 32.23%의 낙폭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시총 비중을 감안했을 때, 대장주의 추락이 코스피 지수 마이너스 수익률에 한 몫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SK하이닉스 역시 '이너 스티키 스팟'에 갇혀 있다.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은 존재하지만 글로벌 기술 경쟁 속에서 한국 기업이 과거처럼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24만1000원을 기록하며 신고가를 경신했으나 현재는 20만원대에서 낙폭을 반복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더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달 10일 종가는 5만5300원으로 2023년 마지막 거래일 종가 7만8500원보다 낮으며, 52주 최고가인 8만7800원에 비해서도 약 37% 낮은 수준이다.
코스피는 글로벌 경제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복잡한 전환 국면에 놓여 있다. 회복의 신호는 나타나고 있지만, 과거와 같은 고성장을 재현하기 위해서는 구조적 한계를 극복해야한다. 특정 산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지원과 투자자 이뤄질 때, 박스권을 넘어 다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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