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식품업계에 레트로 열풍이 불고 있다. 1970~1980년대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농심라면'부터 클래식한 '미노스 바나나우유'까지 단종된 제품들이 재출시되고 있다.
경기불황이 장기회됨에 따라 새로움으로 승부를 보기보다는 과거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인기 제품들을 리뉴얼해 선보임으로써 판매량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농심은 창립 60주년을 맞아 '형님 먼저, 아무 먼저'라는 광고 카피로 인기를 끌었던 '농심라면'을 재출시했다. 1975년 출시됐던 농심라면은 소비자에게도 특별한 추억이 남아있는 제품으로, 특히 1978년 기업 사명(社名)을 농심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번에 출시한 농심라면은 농심 R&D가 보유하고 있던 1975년 출시 당시의 레시피를 기반으로, 맛과 품질에서 최근 소비자 입맛에 맞게 업그레이드한 것이 특징이다. 핵심 재료인 소고기와 쌀을 국내산으로 사용해 품질을 높였으며 파, 고추가루, 액젓으로 만든 양념스프을 더해 칼칼한 감칠맛을 더했다.
패키지는 지난 1975년 출시 당시 디자인을 계승했다. 과거 농심라면을 기억하는 세대에겐 추억을 선물하고, 젊은 세대에게는 복고풍의 새로움을 더한다.
농심은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농심라면 외 상반기 중 2개 제품을 재출시할 예정이다.
서울우유는 '미노스 바나나우유'를 12년만에 재출시했다. 1993년 첫 선을 보인 미노스 바나나우유는 2012년 단종된 후에도 소비자들의 재출시 요청이 꾸준히 이어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추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뉴트로 트렌드와 단종 제품의 재출시를 원하는 '보이슈머(목소리(voice)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자신의 주장을 내세워 제품이나 회사 정책 변화를 이끌어내는 소비자)'의 요청을 반영해 미노스 바나나우유의 재출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오리온은 지난해 8월 '포카칩 스윗치즈맛'을 8년만에 재출시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2022년 봄 한정판으로 출시해 판매한 '딸기송이'를 3년만에 다시 내놨다.
두 제품 모두 판매 중단 이후 오리온 고객센터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재출시 문의가 이어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리온은 츄잉캔디 '비틀즈'도 올해 1분기 재출시할 예정이다. 비틀즈는 1990년 출시돼 2000년대까지 소비자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이미 시장에서 인지도가 있는 제품을 재출시하면 신제품 연구 개발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어느 정도 판매량도 기대할 수 있다"며 "중장년층에게는 어린 시절의 향수를, MZ세대에게는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어 당분간 재출시 열풍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단종된 제품은 아니지만 패키지 디자인을 과거와 동일하게 해 추억을 되살린 사례도 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말 '가나 초콜릿' 출시 50주년을 기념해 1975년 출시 당시의 디자인, 1987년·2002년 당시의 디자인을 각각 적용한 한정판 제품을 출시했다.
하이트진로도 맥주 '하이트' 출시 32년을 맞아 지난해 하이트의 병과 캔, 페트 전 제품 디자인을 새단장했다. 1993년 출시 당시 모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하이트 영문 글귀(HITE)를 소문자에서 대문자로 변경하고, 글씨체, 색상, 크기도 바꿔 로고를 더욱 눈에 띄게 강조했다. 또한, 엑스트라 콜드 공법을 적용해 맥주 본연의 맛을 살린 시원함을 시각화하기 위해 아이스포인트 심볼도 변경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 사회를 둘러싼 정치적 불안정성도 레트로 마케팅이 유행하는 이유 중 하나"라며 "소비자들은 과거를 추억하며 안정감을 얻기 때문에 이를 이용한 마케팅이 인기를 끄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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