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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준의 부동산수첩] 도시재생이 가장 필요할 때

이수준 로이에아시아컨설턴트 대표

수원 지역의 약 4000세대에 육박하는 대규모 재건축 조합이 정비계획을 변경하게 되었다. 내용은 기존 계획안에서 인피니티 풀 등 고급커뮤니티시설을 축소하는 대신 일반분양물량을 100여 가구 이상 늘리는 것이다. 또한, 중대형 평수 대신 소형평수를 더 지어서 전용 59㎡ 세대의 경우 기존 150가구에서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이는 일반분양 수입을 늘려서 조합원 분담금을 충당하는 의도다. 이렇게 정비계획을 변경해서 조합원 1세대에 돌아가는 금액은 약 1000만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인근 지역의 미분양 물량, 향후 분양계획 등으로 추산했을 때 특히 소형 면적의 주택 공급이 크게 부족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급 초과 시장에서의 공급자라면 획일화 된 공급 증가보다는 제한된 공급을 더욱 특화시켜서 장기적인 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이 타당하다. 규제와 비용 절감 압박에 포기하는 미래가치는 현재가치로 100% 환산되지 않는다.

 

강남 3구는 아무리 공급을 늘리고 아무리 취득세를 올려서 진입 문턱을 높여도 여전히 공급이 부족한 지역이다. 강남의 재건축이야말로 일반분양을 더 늘리면 분양가상한제까지 겹쳐서 높은 경쟁률로 완판될 것이다.

 

그럼에도 강남 조합원들은 공급을 더 늘리지 않는다. 오히려 분담금을 감수하더라도 전망, 조경, 커뮤니티 시설 등을 고급화하는 방향이다. 부족한 공급에 따른 높은 가격을 납득시키는 작업. 도대체 왜 강남만 오르느냐는 아우성에 대한 일갈인 셈이다.

 

시간이 갈수록 재건축 계획은 축소, 정예화, 고급화의 방향으로 갈 것이다. 현재 진행중인 재건축 단지들이 마무리되면 다음은 이른바 삼풍백화점 이후 세대(강화된 설계기준에 따라 내구성이 개선된 아파트)의 차례가 온다. 그때부터는 진단 결과 재건축 판정을 받는 경우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전반적인 건축물의 기대수명이 길어지는 것이다.

 

사업성 측면에서는 어떤가? 이미 1기 신도시 이후 꽉 찬 용적률로 인해서 수익성의 핵심인 일반분양물량의 기대치가 크지 않다. 그나마 수요가 탄탄하다면 얼마 되지 않는 공급이라도 단행하겠으나 인구구조, 혼인율과 출산율 등을 두루 따져 고려할 때, 지금의 재건축 시대 이후의 주거 시장 역시 양극화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인 가구의 증가세도 도심지역에 한정해서 영향이 있다. 일본의 타마신도시 등 소멸위기에 있는 도시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지방에서의 재건축은 여러모로 타당성을 찾기 어려워진다.

 

지금 재건축을 하면 다음 재건축을 기약할 수 없는 시대이다. 그래서 현재의 재건축, 재개발이야말로 현대의 건축기술이 가진 모든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야 하는데 이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 세제가 여전히 많다. 그 결과 의도치 않게 재건축, 재개발 주체 스스로 하여금 양극화를 오히려 키우게 한다.

 

지금의 재건축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하고, 개개인의 생활패턴에 맞추는 사물인터넷(IoT), 환경, 조경, 예술성, 안전성을 두루 극대화하는 첨단 기술의 각축전이다. 그 과정에서 장기 임대주택, 공공시설을 위한 기부채납 등 재건축의 공공성을 더욱 인식시켜 소모적인 논쟁을 줄일 수 있다. 재건축, 재개발은 미래 도시의 비전을 담아내는 과정이고 지금이 가장 중요한 기로다. 규제와 비용의 한계를 넘어,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들어가는데 민간과 정부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이수준 로이에아시아컨설턴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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