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적 부정의
미란다 프리커 지음/유기훈, 정선도 옮김/오월의봄
'자기 정체성을 표현하는 말을 찾아 헤매는 성소수자', '불신에 둘러싸여 증언을 묵살당하는 흑인' 등 사회적 약자들은 부당한 피해의 작동 원리를 설명할 언어를 오랫동안 갖추지 못해왔다. '편견', '고정관념', '차별'과 같이 지나치게 포괄적인 단어들은 이들이 겪는 인식적 층위에서의 부정의(injustice)를 정확히 포착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언어의 부재로 피해자들은 부당한 경험을 선명하게 드러낼 기회를 박탈당한 채 침묵 속에 갇혀야 했다. 책은 인식적 부정의라는 개념을 토대로 우리의 앎에 어떤 정치와 윤리가 깃들었는지, 부정의에 저항하는 인식적 실천이 가능한지를 탐구한다. 368쪽. 2만3000원.
◆히틀러와 스탈린
로런스 리스 지음/허승철 옮김/페이퍼로드
강대국들의 현실 정치는 인류를 끝없는 타락으로 이끌었다. 수많은 인명이 희생됐고, 삶의 터전은 폐허가 됐다. 절망의 수렁에서 허우적거렸던 목격자들이 있었다. 그들에겐 '전쟁 범죄자', '죄악의 공조자', '민족의 배신자', '반동분자', '무고한 희생자', '강제수용소의 수감자' 등의 수식어가 붙었다. 시대의 비극을 눈에 담은 생존자들은 전쟁을 일으킨 히틀러와 스탈린의 죄악을 낱낱이 까발렸다. 그들이 증언한 전쟁의 본질은 간결하게 사악했다. 이웃을 배신하고, 약자를 유린하며, 소수자를 짓밟는 죄악의 시기였다. 30년간 세계대전을 연구한 저자는 1248개의 증언을 책에 담으며 이런 말을 남겼다. "모든 측면에서 용납할 수 없는 더러운 전쟁이었다"고. 그 어떤 대의명분을 내세운다 한들, 전쟁은 결코 미화되거나 정당화될 수 없다고 책은 강조한다. 888쪽. 3만8000원.
◆나는 AI와 공부한다
살만 칸 지음/박세연 옮김/알에이치코리아(RHK)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교사와 학부모들은 지나친 디지털 의존, 문해력 저하 등의 문제를 거론하며 시기상조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리는 인공지능을 교육의 동반자로 삼을지, 두려운 적대자로 남겨둘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섰다. 책은 AI 시대 교육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저자는 AI 융합형 교육 플랫폼 '칸미고(Khanmigo)'를 개발한 살만 칸. 그는 "적절하게만 사용한다면 인공지능은 교육의 판도를 완전히 뒤집어놓을 것"이라며 "AI는 인간의 지능과 잠재력을 강화하는 최고의 학습 도구"라고 강조한다. '숙제를 인공지능이 다 해줘서 문해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에 저자는 "AI는 학생 스스로 답을 도출하도록 돕는 '개인 맞춤형 교사'가 돼 줄 수 있다"고 반박한다. 유능한 교사처럼 인공지능이 학생에게 질문을 던져 학습 참여를 독려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AI는 교육의 종말이 아닌 새 시작이 될 것이라고 책은 이야기한다. 336쪽.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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