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마케팅 방향 설정에 '난감'…"그래도 내수 촉진이 우선"
해외여행관련 승인잔액 '쑥'…국내여행, 소비 기상 '흐림'
지난해 해외에서 승인된 카드 잔액이 4조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업계는 내수촉진과 해외여행객 확보 경쟁 사이에서 딜레마를 겪는 모양새다.
6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에서 사용한 개인 신용·체크카드 승인잔액은 18조843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15조295억원) 대비 3조8136억원 증가했다. 연간 25.4% 증가한 수치다. 이어 법인카드 사용잔액은 연간 3821억원 늘어난 4조4596억원이다. 개인·법인카드 모두 상승곡선을 그렸다.
하늘길이 열린 지난 2022년 이후 해외를 찾는 관광객의 수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여행을 떠난 내국인 인구는 2868만6435명이다. 연간 600만명 가까이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2871만4247명)과 비교하면 관련 수요가 모두 회복했다는 분석이다.
해외여행 수요 회복과 함께 고물가가 겹치면서 해외여행이 합리적이란 심리가 뚜렷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운수업종과 사업지원 서비스업종의 카드승인금액은 각각 7.0%, 8.2%씩 증가했다. 한국표준산업분류 소비밀접업종 8개 중 상승세가 가장 가파르다. 운수업의 경우 항공, 여객 등을 의미하며 사업지원 서비스업에는 여행사 및 여행보조 서비스 등을 포함한다.
반면 내수시장은 침체가 지속하고 있다. 여행 수요 증가에도 숙박 및 음식점업의 카드승인잔액은 연간 1.0%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다. 대형할인점, 백화점 등이 포함된 도·소매업종의 경우 연간 승인금액이 2조원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자동차 내수 판매가 회복세를 띈 점을 감안하면 일상 소비를 줄이고 해외여행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내수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카드업계는 마케팅 방향 설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해외여행객 확보와 내수활성화 사이의 저울질이 길어지면서다. 지난해 카드업계는 트래블카드를 연달아 출시하면서 해외여행객 확보에 적잖은 공을 들였다. 그러나 상생금융 기조를 내세웠던 만큼 내수침체를 외면하기도 어렵다는 의견이다.
한동안 카드업계는 내수활성화에 무게를 실어 마케팅을 펼치겠단 방침이다. 현재 카드업계는 쇼핑쿠폰 지급과 온누리상품권 캐시백 행사 등을 단행하고 있다. 도·소매업 관련 소비를 촉진에 초점을 맞췄다.
일각에서는 가맹점수수료율 인하를 마케팅 축소의 요인으로 지목했다. 본업인 가맹점수수료 수익 감소가 예고되는 만큼 소비자 혜택 축소가 불가피하단 지적이다. '혜자카드', '가성비카드' 발급 중단은 물론 상시 행사 규모도 쪼그라들었단 설명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신용카드사가 지급결제를 담당하는 만큼 내수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소비자 혜택을 강화해야한단 분석도 나온다"라며 "대형가맹점은 물론 소상공인과 상생을 위해 내수촉진 관련 행사가 길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