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업계가 중국산 제품의 덤핑 공세에 더해 미국 정부의 고율 관세 폭탄을 눈앞에 두고 심각한 업황 악화에 빠져들고 있다. 글로벌 공급 과잉과 원자재 가격 부담까지 겹치면서 철강사들은 생존을 위한 극약 처방에 나섰다. 인력 감축, 공장 축소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 기업들은 비상경영 체제를 유지하며 위기 돌파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자회사인 현대IMC는 오는 21일까지 기술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받는다. 회사는 희망퇴직 신청자에게 최대 36개월까지 잔여 근속 기간의 50%를 인정하며 자녀 1인당 1000만원의 학자금 지원 등의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12월 포항 2공장의 제강 및 압연 공정을 기존 4조 2교대 체제에서 2조 2교대로 전환해 운영하는 것을 노조와 합의했다. 비용 절감과 효율성 제고를 위한 조치다. 애초 현대제철은 포항 2공장의 셧다운을 주장했으나 노조가 가동 중단 철회와 함께 투자 확대를 요구하면서 갈등이 빚어졌다. 결국 양측은 운영 축소로 합의점을 찾은 것이다.
운영 축소에 따라 현재 직원들의 전배 신청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포항 공장 근무 직원들은 당진이나 인천의 현대제철 자회사로 전배되거나 명예퇴직을 선택할 수 있다. 구체적인 근무 전환 시행 시점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현대제철이 자회사의 희망퇴직을 추진하는 만큼 모기업인 현대제철 역시 향후 인력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철강업계의 전반적인 수요 감소와 원가 부담 증가 등을 고려할 때 추가적인 인력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현대제철 측은 현재로서는 별도의 구조조정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철강사들의 구조조정 흐름은 비단 현대제철만의 일이 아니다. 포스코그룹 역시 지난 2024년 10월 포스코와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주요 계열사에서 10년 차 이상 장기 근로자를 중심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한 바 있다. 특히 철강 부문 중심으로 그룹에서 대대적인 희망퇴직이 이뤄진 것은 사실상 처음이었다. 이는 업계 전반의 위기감이 반영된 조치로 해석된다.
앞서 포스코는 경영 효율화를 위해 임원 급여를 최대 20% 반납하고 주식보상제도를 폐지하는 등 대대적인 비용 절감 조치를 시행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도 올해 사업 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며 그룹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포스코는 철강 부문의 중국 지역 서비스센터를 매각해 266억원의 현금을 확보했으며 업계 안팎에서는 올해도 중국 사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과 사업 정리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포스코홀딩스는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중국 장쑤성 장가항포항불수강 제철소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7월에는 글로벌 철강 시장에서 공급 과잉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포항제철소 1선재공장을 폐쇄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철강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제철 자회사가 전배와 함께 명예퇴직을 실시한 것도 이러한 흐름의 일환으로 보인다"라며 "업계 전반적으로 생산 축소가 진행되는 가운데 일정 수준의 인력 이동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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