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스카치 전통 위스키 생산방식을 고수하며 위스키를 생산하는 곳이 있다. 서울에서 차로 한 시간, 경기 남양주 화도읍에 위치한 '기원 위스키 증류소'는 위스키 생산 전 과정을 기계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고 사람이 참여한다. 재미교포 도정한 대표와 스코틀랜드에서 온 마스터 디스틸러, 한국인 직원들이 '세계 속 한국 싱글몰트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하나의 뜻을 가지고 2020년부터 위스키를 생산하고 있다.
기원 위스키 증류소는 화도읍 백봉산 분지에 위치했다. 지리적으로 여름철에는 30도 후반까지 오르는 높은 온도를 자랑하고, 겨울철에는 영하 20도까지 떨어져 기온 변화가 큰 특징이 있다.
박용찬 기원 마케팅 매니저는 "연교차가 크면 오크통의 팽창과 수축이 잘 일어나 발효와 숙성이 잘 되기에 남양주를 증류소 부지로 선택했다"며 "여름에는 오크통이 팽창하면서 위스키 원액을 머금고, 겨울에는 수축하면서 위스키 원액을 내보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위스키의 본고장인 스코틀랜드는 연중 서늘한 기후로 위스키 숙성까지 3년이 넘는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1년 정도면 사계절을 담아낸 위스키를 완성할 수 있다. 게다가 남양주는 수질보전지역으로 생수 수원지가 있을 정도로 물이 깨끗하고 좋은 곳으로 유명하다.
기원 위스키 증류소는 세 개의 사회가 모여있다. 미국, 스코틀랜드, 한국이다. '한국 사람'이 '스코틀랜드의 위스키 제조기술과 노하우'로 '미국산 오크통'에서 숙성시킨 위스키란 의미를 담고 있다. 그래서 브랜드 로고에도 한국과 미국, 스코틀랜드의 상징인 호랑이와 독수리, 별(유니콘)이 새겨져있다.
증류소에 들어서자 진한 위스키의 향이 후각을 자극했다. 위스키의 재료가 되는 보리 맥아 포대가 늘어서있는 1층을 지나 2층으로 올라가자 대형 당화조와 증류기가 눈에 들어왔다.
위스키는 ▲분쇄·당화 ▲발효 ▲증류 ▲숙성을 거쳐 완성된다. 발아 건조된 보리는 분쇄기에서 겉껍질, 알맹이, 가루로 분쇄돼 당화조로 이동하게 된다. 분쇄된 맥아와 뜨거운 물이 만나면 맥아 속 당이 물 속으로 녹게 되는데 이 과정이 당화 과정이다. 남양주의 깨끗한 지하수와 프리미엄 맥아가 만나 당도를 지닌 맥아즙이 만들어진다.
당화 과정에서 만들어진 맥아즙은 4개의 스테인레스 발효조로 이동한다. 그리고 맥아즙에 효모를 넣어주게 되면, 맥아즙 속 당이 이산화탄소와 알코올로 변하게 된다.
박 매니저는 "발효 시간과 온도를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위스키의 풍미에 영향을 준다"며 "72~120시간 동안 발효가 진행됨에 따라 복합적인 향과 맛이 더해지며 8~9도 정도의 알코올을 가진 워시(Wash)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워시는 증류 과정을 거치면서 70~76도의 스피릿이 된다.
각 증류소마다 증류기는 특별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기원 증류소의 증류기는 회사에서 직접 디자인한 것으로 스코틀랜드의 유명한 증류기 회사인 Forsyth에 의뢰해 만들어졌다.
구리로 제작된 증류기에서 두 번의 증류를 거치며 이때 높은 도수의 스피릿이 생산된다. 증류된 것 중 맛과 향이 뛰어난 10~15%만 선별해 사용하며 이를 숙성해 '기원' 싱글몰트 위스키로 완성하거나 싱글몰트 진 '정원'을 만드는 베이스로 사용한다. '기원' 위스키는 2021년 첫 제품 출시 이후 미국, 영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 10개국에 수출하며 세계 시장에서 한국 위스키를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2022년부터 국제주류품평회에 참가한 기원 위스키는 2025년 현재까지 약 20관왕을 차지하면서 그 제품력을 입증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세계 위스키 포럼에 강연자로 초청돼 200여명의 위스키 전문가들 앞에서 기원 위스키를 소개하기도 했다.
박 매니저는 "배치별로 캐스크를 다르게 하기도 하고, 어떻게 하면 보다 한국적이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사랑받을 수 있을지 위스키의 맛과 향을 다양하게 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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